판례 해설형사

조정 뒤 합의서, 처벌불원은 누가 전했나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의료분쟁 조정이 성립하면, 예외가 아닌 한 피해자가 분명히 원하지 않을 때 업무상과실치상으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점부터 짚어 드립니다. 다만 그 뜻이 누구를 거쳐 전해졌는지도 따져야 하는데, 대법원은 피해자가 써 준 합의서를 피고인 쪽 변호인이 검찰과 법원에 냈다면 처벌불원을 대신 전할 권한까지 준 것인지 더 살펴야 한다고 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7. 9. 7.
사건
2017도8989 · 형사
결론
피고인 1 업무상과실치상 부분 파기환송 · 나머지 상고 기각

무엇을 다퉜나

피고인 1 과 피고인 2 는 여러 피해자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상으로 기소됐는데, 진료 내용은 판결문에 나오지 않는 사건입니다.

  • 먼저 피고인 1 과 일부 피해자 사이에는 의료분쟁조정법에 따른 조정이 성립했거나, 조정 중 합의로 조정조서가 작성됐습니다.
  • 그 조정결정과 조정조서에는 「피신청인의 형사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문구가 있었지만, 돈을 지급하는 의무를 스스로 이행하면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었습니다.
  • 또 두 피해자는 따로 「일체의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고소 · 소송을 모두 취하한다는 합의서를 써 주었고, 피고인 1 의 변호인이 이 합의서를 검찰과 1심 법원에 낸 것입니다.

먼저 원심은 조정이 성립한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전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조정조서 문구는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아니고, 합의서도 피고인과 약속한 것일 뿐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직접 처벌불원을 표시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고, 이에 피고인들이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처벌불원은 명백하게 판시사항 [1] · 이유 1 (1)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뜻이나 처벌 희망을 거둔다는 뜻은,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돼야 인정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잣대입니다(2012도3166 참조).

그래서 조건이 붙은 조정조서 문구는 처벌불원 의사표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대신 전할 권한 판시사항 [2] · 이유 1 (2)

반의사불벌죄의 피해자는 피의자나 피고인, 그 변호인에게 자신을 대리해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할 권한을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2001도4283 · 2007도11339 참조).

이 법리에 비추면 두 피해자가 합의서를 써 준 것은 피고인 1 이나 변호인에게 그 권한을 준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니, 원심은 권한을 줬는지부터 더 심리한 뒤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있었는지를 판단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함께 깨진 부분 이유 1 (2) 끝

두 피해자 부분과 나머지 피해자 부분은 하나의 형으로 선고된 경합범이라, 피고인 1 의 업무상과실치상 부분 전체를 함께 깼습니다.

조정이 없던 피고인 이유 2

반면 피고인 2 와 피해자들 사이에는 조정 성립이나 조정조서 작성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의료분쟁조정법 제51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를 전제로 한 상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은 것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특히 대법원은 합의서가 권한을 준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만 했습니다.
  • 피고인 1 · 2 의 나머지 유죄 부분은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불복 이유가 적혀 있지 않아 다루지 않았습니다.
  • 업무상 과실 그 자체는 대법원이 판단한 대목이 아닙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조정조서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말이 적혀 있는지보다, 그 말이 조건 없이 누구를 거쳐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닿았는지가 이 판결의 물음입니다.

의료인이라면

조정이 성립한 피해자에 대해서는,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제51조의 전제를 원심과 대법원 모두 그대로 두었습니다.

다만 조정 성립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피고인 2 에게는 그 조문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이 조문은 2027. 5. 27. 부터 제54조로 옮기고, 예외도 생명 위험 · 장애 · 불치 · 난치에 이른 때에서 사고 설명이나 책임보험을 빠뜨린 때로 바뀝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조정조서에 조건을 붙인 처벌불원 문구는, 그 자체로 처벌불원 의사표시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합의서를 써서 건넨 것은, 상대방이 그것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낼 대리 권한을 준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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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도8989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