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형사

분만 뒤 이완성 자궁출혈로 숨진 산모, 대법원은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인정한 원심이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며 유죄 판결을 파기했다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분만 뒤 출혈로 산모가 숨진 사건에서 형사 과실을 따지려면 무엇부터 밝혀야 하는지를 짚은 판결입니다. 산모는 종합병원에 도착한 지 30분도 안 돼 숨졌고, 원심은 이송 차량을 미리 마련해 두지 않은 의사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반면 대법원은 유죄의 전제가 될 사실들이 충분히 심리되지 않았다며 그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82. 1. 26.
사건
81도2087 · 형사
결론
파기환송(피고인 의사 상고 · 의료인 쪽 승)

무엇을 다퉜나

산모는 나이가 많고 출산과 유산 경력이 여러 번 있던 사람입니다. 원심 판시로는, 피고인 의사의 병원에서 새벽에 남아를 정상 분만했는데 그 뒤 하혈이 시작돼 피고인은 자궁수축제 주사와 자궁 마사지 등을 한 것으로 나옵니다.

그 뒤 새벽 3시 반 무렵 다량의 출혈이 있자 피고인은 차량을 수배해 4시 무렵 산모를 인근 종합병원에 보냈습니다. 산모는 도착 직후 응급치료를 받다가 출혈로 인한 비가역성 쇼크로 숨졌습니다.

한편 원심이 인정한 바로는 피고인은 산부인과 전문의가 아니었고, 자궁적출수술 경험도 시설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완성 자궁출혈의 위험을 예견해 언제든 쓸 이송 차량을 미리 마련해 둘 주의의무가 있었다는 것이 원심의 논리였습니다.

차량이 미리 준비돼 3시 반 무렵 곧바로 옮겼다면 산모의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고 원심은 보았고, 바로 이 판단이 업무상과실치사 유죄로 이어진 셈입니다. 피고인은 대법원에 불복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원심 의용 증거가 보여 준 것 이유 둘째 문단 앞부분

원심이 쓴 증거에 따르면, 이완성 자궁출혈은 아이를 낳은 뒤 자궁이 제대로 오그라들지 않아 500cc 이상 피를 흘리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그 증거로 보면 보통은 자궁 마사지나 자궁수축제로 지혈되고, 그래도 안 되면 수혈과 압박술, 마지막으로 개복 수술을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또 같은 증거로는 분만 뒤 자궁 수축이 양호했고, 피고인은 산모 상태에 따라 지혈제 · 자궁수축제 주사와 자궁 마사지 · 지압 등 모든 조치를 다했으나 지혈이 되지 않아 부득이 4시 무렵 이송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했습니다.

출혈은 언제부터였나 이유 둘째 문단 가운데

새벽 2시 무렵부터 이완성 출혈이 의심되는 다량 출혈이 있었다는 자료는 산모 남편의 증언이 전부였습니다. 그 증언을 두고 대법원은 의학적 지식이 아닌 추측에 기댄 것이고 진술의 전후 줄거리로 보아 믿기 어려운 점이 많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분만 뒤 어느 정도 자궁출혈은 일반적인 것이라, 원심 판시만으로는 2시 무렵의 하혈과 3시 반 무렵의 다량 출혈 가운데 어느 것을 비정상 출혈로 본 것인지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원심이 가렸어야 할 것 이유 둘째 문단 끝

더구나 여러 차례 출산 · 유산한 경력이 출혈의 원인이 됐는지, 일반적 원인 가운데 무엇이 원인인지 가릴 자료도 원심 증거에 없었습니다.

대법원은 출혈의 원인과 비정상 출혈이 시작된 시각, 산모의 체질과 질병 유무, 피고인 조치의 의학상 적절성, 30분 빠른 이송이 생명을 건졌을지에 수긍할 만한 심리판단이 있어야 했는데, 원심은 이를 거치지 않고 과실과 인과를 만연히 인정했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이 잘못은 업무상과실치사죄의 법리 오해이자 증거에 의하지 않은 사실 인정이었고, 그 흠이 유죄 결론을 좌우했다고 보아 대법원은 원심 법원 합의부로 사건을 넘긴 것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해 환송했을 뿐, 유무죄의 결론까지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 또 같은 일을 민사 재판에서 어떻게 볼지는 이 형사 판결이 다루지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이 형사 과실의 전제로 요구한 것은 무엇이 비정상 출혈이었는지, 그것이 언제 시작됐는지, 이송이 빨랐다면 결과가 달라졌는지에 대한 증거입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분만 뒤 어느 정도의 자궁출혈은 일반적이라는 점을 들어, 비정상 출혈이 시작된 때부터 먼저 밝혀져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판결은 원심 증거로도 피고인이 지혈을 위한 조치를 이어 하다 지혈이 되지 않아 이송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판결은 산모가 여러 차례 출산 · 유산했다는 사정이 곧 출혈의 원인이 됐다고 볼 자료가 원심 증거에 없다고 했습니다.

한편 대법원이 원심에 다시 심리하라고 한 것은 출혈 원인 · 시작 시각 · 체질과 질병 · 조치의 적절성 · 이송 시간과 생명의 관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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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1982. 1. 26. 선고 81도2087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