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1990. 12. 11.
- 사건
- 90도694 · 형사
- 결론
- 원심판결을 깨고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
무엇을 다퉜나
피고인은 수술을 주관한 의사와 마취를 맡은 의사, 두 사람입니다. 환자는 1980년 대학병원에서 이들에게 난소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분입니다.
- 환자는 3년 전 출산 때 오른쪽 난소종양을 치료받으라는 권고를 들었고, 한 달 전부터 아랫배가 불편하고 등허리가 아파서 산부인과 외래를 거쳐 입원했습니다.
- 그 뒤 수술에 맞는지 보는 검사를 거쳐 할로테인으로 전신마취를 하고, 개복수술로 종양을 떼어 냈습니다. 이때 수술 전 간 상태는 시진과 문진, 소변 검사로 살핀 것입니다.
- 수술 6일째 열이 나자 수술 의사는 절개 부위 감염 등을 의심해서, 내과 의사의 자문을 받아 치료했습니다. 고열이 이어지자 이틀 뒤에는 원인을 모르는 열을 체계적으로 볼 수 있는 내과로 환자를 옮긴 것입니다.
- 결국 환자는 급성전격성간염에 따른 간부전으로, 수술 22일 만에 숨졌습니다.
원심이 받아들인 사실로는, 전신마취 개복수술이 간에 이미 이상이 있는 환자의 간기능을 크게 나빠지게 할 수 있어서 수술 전 간 검사가 필수로 여겨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할로테인은 이미 간장애가 있으면 이를 더 나쁘게 할 위험이 있어, 조심하거나 피해야 한다고 의료계에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무렵 응급이 아닌 개복수술 환자에게는 혈청으로 간기능을 검사하는 것이 보편적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원심은 환자가 수술 때 이미 간장애가 있었고, 그것이 마취와 수술로 극도로 나빠져 숨졌다는 것이 원심 판단입니다. 또 수술 전 혈청 검사와 마취 전 확인, 고열이 날 때까지의 간기능검사를 하지 않은 일을 과실로 들었고, 이에 피고인들이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수술 전 간기능검사 판시사항 가 · 판결요지 가 · 이유
대법원은 원심이 받아들인 사실에 비추어, 응급환자가 아닌 이 환자라면 수술과 마취에 앞서 혈청 검사 등으로 간 상태를 살폈어야 옳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시진과 문진, 정확성이 떨어지는 소변 검사 결과만 믿고 할로테인 마취로 수술한 데 대해, 두 피고인의 과실을 인정한 것입니다.
수술 뒤 고열과 전과 이유
원심은 고열이 날 때까지 간기능검사를 하지 않은 것도 수술 의사의 과실에 넣었지만, 대법원은 의무기록과 진료일지가 담긴 감정서에 비추어 달리 판단했습니다.
수술 의사는 수술 6일째 열을 보고 감염 등을 의심해 내과 자문을 받았고, 고열이 이어지자 이틀 뒤 내과로 옮겼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간기능검사가 빠진 것을 수술 의사의 과실로 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입니다.
인과관계를 세우는 증명 판시사항 나 · 판결요지 나 · 이유
대법원은 혈청 검사를 거른 과실이 사망을 낳았다고 하려면, 수술 전에 검사했다면 간기능에 이상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으리라는 점이 증명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검사에서 이상이 나왔다면 의사들은 간장애를 키울 수 있는 할로테인을 피했을 것이기 때문에, 그 점이 증명의 고리가 됩니다.
원심이 든 증거 이유
- 원심은 수술 8일째와 9일째 혈액화학검사에서 보인 간손상으로 수술 전 간손상을 추정한 것으로 보였는데, 대법원은 이 추정이 경험칙에 맞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 1심 증인의 증언도 산부인과에서 내과로 옮기기 전에 이미 간이 나빴다는 취지일 뿐, 수술 전부터 이상이 있었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 풀이입니다.
- 한편 수술 12일째 B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는 음성이었으므로, 대법원은 한국에서 흔한 간염 원인인 이 바이러스가 간기능 이상을 불렀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결국 원심이 든 증거로는 수술 당시 이미 간손상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 기록 전체에서도 그런 자료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원심에 채증법칙 위반과 인과관계 법리 오해가 있다며 원심판결을 깬 것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대법원이 피고인들의 죄책을 스스로 정해 선고하지는 않았습니다.
- 또 과실의 잣대는 1980년 무렵 의료계의 검사 관행이었을 뿐, 오늘의 수술 전 검사 기준까지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판결은 형사 책임에서 과실과 인과관계를 나눠 세운 셈입니다. 즉 과실이 인정되더라도, 그것이 죽음으로 이어졌다는 점은 증거로 따로 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료인이라면
대법원은 수술 뒤 열이 나자 내과 자문을 받고 이틀 뒤 내과로 옮긴 조치를 그 상황에 맞는 대응으로 보아, 고열이 날 때까지 간기능검사를 하지 않은 일을 과실에서 뺐습니다.
수술 뒤 혈액검사에서 보인 간손상만으로 수술 전부터 간이 나빴다고 거꾸로 짐작하는 것을, 대법원은 경험칙에 맞지 않는 추정으로 보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대법원은 응급이 아닌 개복수술 전에는 혈청 간기능검사를 하는 것이 그 무렵 의료계에서 보편적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습니다.
다만 형사 재판에서 사망의 책임을 물으려면, 검사를 했다면 이상이 나왔으리라는 점까지 증거로 밝혀져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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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1990. 12. 11. 선고 90도694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