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1994. 12. 22.
- 사건
- 93도3030 · 형사
- 결론
- 피고인들(주치의 겸 당직의사 · 간호사 둘)의 상고를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환자를 그 밤과 아침에 맡았던 의사 한 사람과 간호사 두 사람이 업무상과실치상으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먼저 원심이 유지한 1심이 증거로 인정한 사실부터 차례로 봅니다.
- 환자가 한 대학병원에서 받은 수술은 갑상선의 일부를 떼고 목의 림프절을 정리하는 수술(갑상선아전절제술 · 전경부임파절청소술)입니다. 특히 이런 수술 뒤에는 기도가 부어(기도부종) 숨쉬기 장애가 올 가능성이 많았고, 세 사람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 의사는 1년차 레지던트로, 수술 다음 날인 토요일 오후 1시부터 일요일 오전 10시까지 이 환자의 주치의이자 당직의사였습니다.
- 간호사 둘이 나눠 맡은 것은 밤 10시 반부터 아침 7시 반까지의 야간 근무와, 그 뒤 오후 3시 반까지의 주간 근무입니다.
- 의사가 환자가 숨이 차다고 한 것을 안 것은 그날 오후 회진 때부터입니다. 그 뒤 저녁 7시 무렵 산소를 받고 있음을 확인했고, 숨이 더 차고 붓기가 조금 심해지자 3년차 레지던트에게 처치 방법을 물었습니다. 밤 10시 무렵에도 증상이 이어지자 혈종을 의심해 부은 곳을 주사기로 뽑아 보았습니다.
- 자정이 지난 00:30 무렵 다시 상태를 확인하고, 호흡이 멈추는 등의 위급한 때에 대비해 인공호흡을 할 수 있는 응급처치기구를 병실에 준비하도록 간호사에게 지시한 것입니다.
- 또 야간 간호사에게는 이 환자를 일반 환자와 달리 2시간마다 활력 확인(맥박 · 호흡수 측정)하고, 보호자가 상태가 나쁘다고 알리면 곧 의사에게 연락하라고 지시해 두었습니다.
원심이 과실로 본 사실은 그다음입니다.
- 의사는 그 뒤 당직실에 있다가 아침 7시 무렵 간호사의 전화에 상태만 물었고, 9시 무렵까지 환자를 직접 살피지 않았습니다.
- 야간 간호사가 활력 확인을 한 것은 새벽 3시 무렵 한 번뿐입니다. 새벽 6시와 7시 반 무렵 환자의 어머니가 숨을 힘들어하니 의사를 불러 달라고 했지만, 상태를 확인하거나 의사에게 알리지 않은 채 근무를 마쳤습니다.
- 주간 간호사도 지시받은 활력 확인을 하지 않았는데, 아침 8시 반과 9시 무렵 입술과 얼굴이 파래졌다며 어머니가 거듭 의사를 불러 달라고 했지만 응하지 않았고, 환자가 산소흡입기를 떼고 복도로 나와 쓰러진 뒤에야 의사에게 연락이 간 것입니다.
- 9시 20분 무렵 온 의사가 기도삽관을 했지만 붓기가 심해 첫 번째는 실패했고 두 번째에 성공했습니다. 그때는 이미 일시적으로 호흡이 멈춘 뒤라, 환자는 뇌의 산소 부족으로 뇌 기능 일부를 잃은 상태(식물인간 상태)가 됐습니다.
이 사실 위에서 1심은 세 사람에게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인정했고, 원심이 그 판단을 유지한 것입니다. 그러자 세 사람의 변호인들은 이렇게 다퉜습니다.
- 원심이 상식과 경험칙에 어긋나는 증거를 골라 사실을 잘못 보고, 심리를 다하지 않았는가.
- 주의의무를 어긴 일과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본 것이 옳은가. 이때 변호인들은 국내의 의료 실정도 함께 내세웠습니다.
법원이 본 것
증거와 사실인정 이유 1
대법원은 채택된 증거를 기록과 맞대 보아도, 원심이 유지한 1심의 증거 고르기와 사실인정은 옳다고 했습니다. 증거 판단의 법칙을 어겨 사실을 잘못 보거나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없다는 것입니다.
기도부종과 살필 일 이유 2
먼저 판결은 증거에 따라 기도부종의 경과부터 적었습니다. 수술 뒤 서서히 진행해 2~3일째에 절정에 이르렀다가 가라앉기 시작하고, 심해지면 숨쉬기 장애로 산소 공급이 끊길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식물인간 상태나 사망 같은 무거운 결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부종이 진행되는 동안 담당 의사와 간호사는 시간에 따라 경과를 살펴 악화를 알아차리고, 필요하면 기도삽관 등으로 호흡장애의 위험을 막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 당직의사 이유 2
대법원은 의사가 그 밤에 알고 있던 것을 차례로 들었습니다.
- 오후 회진 때부터 환자가 호흡곤란을 호소했다는 것.
- 저녁에 더 심해지고 붓기도 조금 늘어 윗년차에게 처치를 물었다는 것.
- 밤 10시 무렵에도 증상이 여전해 혈종을 의심하고 부은 곳을 뽑아 보았던 일.
- 00:30 무렵에는 낮보다 더 숨이 찼고, 악화에 대비해 병실에 응급처치기구까지 준비해 둔 상황이었다는 것.
이런 상황이라면 당직의사로서는 스스로 환자의 경과를 살펴 호흡장애가 생기는지 보고 필요한 처치를 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뒤 아침 7시 무렵 간호사의 전화에 상태만 묻고 9시 무렵까지 환자를 살피지 않았다며, 업무상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 간호사 둘 이유 2
두 간호사가 의사의 지시대로 2시간마다 활력 확인을 성실히 했다면, 기도부종이 나빠지는 것을 미리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확인을 하지 않았고, 보호자가 여러 차례 상태가 나빠졌다며 의사를 불러 달라고 했는데도 환자를 살피지 않은 채 그 요청을 제대로 잇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결국 이 대목을 두 간호사의 업무상 과실로 본 셈입니다.
주의를 다했다면 · 인과관계 이유 2
세 사람이 주의의무를 다했다면 알맞은 때에 알맞은 조치를 해 이 결과를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주의의무를 어긴 일과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업무상과실치상죄로 본 1심을 유지한 원심은 옳고, 인과관계의 법리를 오해한 잘못도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입니다. 반면 변호인들이 든 국내 의료 실정 같은 사정은 이 판단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세 사람의 상고는 모두 기각됐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형사 책임을 물은 대상은 그 밤과 아침의 주치의 겸 당직의사, 간호사 둘입니다.
- 판결이 본 것은 호흡곤란이 더해지는 것을 의사 스스로 확인하고 응급처치기구까지 준비시킨 이 밤의 사정이었습니다. 즉 그 사정 위에서 직접 살필 일을 물은 것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정리하면, 판결이 과실로 본 것은 의사가 처치와 지시를 해 둔 뒤, 00:30 무렵부터 9시 무렵까지의 시간이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저녁부터 자정 넘어까지 상태를 확인하고, 윗년차에게 묻고, 혈종을 의심해 뽑아 보고, 응급처치기구와 2시간마다의 활력 확인을 지시한 경과가 판결 사실에 그대로 있습니다.
간호사들의 과실은 의사의 지시와 보호자의 요청을 환자 곁에서 이어 가는 자리에서 따져졌는데, 의사가 남긴 지시와 그 지시가 이행됐는지가 나란히 사실로 적혔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판결이 증거로 든 기도부종의 경과는, 수술 뒤 서서히 진행해 2~3일째에 절정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인과관계는 결과가 무거웠다는 데서가 아니라, 주의를 다했다면 알맞은 때의 조치로 그 결과를 막을 수 있었는지에서 인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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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1994. 12. 22. 선고 93도3030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