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감정

엇갈린 감정서와 법원의 보완 조치, 5년 한시로도 영구로도 읽힌 목 디스크 장해 · 5년 쪽만 고른 원심 파기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택시 운전사가 교통사고로 목과 허리를 다쳤는데, 법원이 받은 신체감정서는 목 디스크 장해를 5년 한시로도, 영구 장해로도 읽히게 적혀 있었습니다. 보완 없이 5년 쪽만 고른 원심의 일실수입 판단을 대법원은 파기했습니다. 그러니 감정서 안 의견이 엇갈릴 때 법원이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지부터 보시면 됩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94. 6. 10.
사건
94다10955 · 민사
결론
일실수입 · 향후치료비 부분 파기환송 · 나머지 상고기각

무엇을 다퉜나

먼저 원고에게 남은 후유장해는 목뼈 4번과 5번 사이 추간판탈출증, 허리 염좌 등입니다. 원심은 신체감정 결과를 받아들여 두 장해를 모두 사고 뒤 5년간의 한시 장해로 보고, 택시 운전사로서 일실수입을 5년 치만 셈했습니다.

한편 원고는 원심에서 부대항소로 6개월 물리치료비 432만 원을 더 청구했습니다. 부대항소란 상대방 항소가 걸려 있는 동안, 그 절차에 얹어 자기에게 유리하게 판결을 바꿔 달라고 하는 신청입니다. 원심은 주문에서 이 청구를 기각하면서, 이유에는 아무 판단도 적지 않았습니다.

법원이 본 것

한 감정서 속 두 의견 판시사항 · 판결요지 · 이유 1

감정서의 장해 평가 대목이 적은 목 디스크의 운전사 기준 노동능력상실률은 23%입니다. 허리 염좌는 24%에 퇴행성 척추질환의 기여도 50%를 반영해 12%로 보되, 염좌만 5년 한시 장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고와의 관련을 다룬 대목에서는 목 디스크로 사고일부터 약 5년간 장해가 예상된다고 따로 적었습니다. 목 디스크가 5년 한시인지 영구인지를 두고 한 감정서에 두 의견이 들어 있었던 셈입니다.

대법원은 한 감정인이 한 가지 감정사항을 두고 부딪치거나 매우 흐릿한 의견을 냈다면, 받칠 다른 증거자료가 따로 없을 때 법원은 감정인에게 보완을 시키거나 감정증인으로 불러 묻는 적극적 조치를 거친 뒤에야 그 감정서를 사실 인정에 쓸 수 있다는 기준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원심은 그런 조치 없이 5년 한시 장해라는 의견만 쉽게 믿어 노동능력상실 기간을 5년으로 단정했고, 대법원은 이를 논리법칙에 어긋난 채증상의 잘못으로 꼽았습니다.

판단 없이 기각한 치료비 청구 이유 2

또 부대항소로 더한 물리치료비 청구를 이유에서 한 줄도 다루지 않고 주문에서 모두 기각한 것을, 대법원은 이유불비의 위법으로 보았습니다. 이유불비란 판결이 결론을 내리면서 그 이유를 빠뜨린 흠입니다.

상고이유를 내지 않은 위자료 이유 3

원고는 위자료 패소 부분도 상고했지만, 상고장에 불복 이유가 없었고 기간 안에 상고이유서도 내지 않아 이 부분 상고는 기각됐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자동차 사고의 장해 감정을 두고 증거 채택 방법을 다룬 판결이라서, 의료 과실 여부와는 닿지 않습니다.
  • 목 디스크 장해의 존속 기간에 대해 대법원은 결론을 내놓지 않았고, 감정 보완을 거쳐 원심이 다시 볼 일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사건에서 결론을 바꾼 것은 감정서 안 두 대목의 엇갈림이었고, 그것을 먼저 풀 책임은 법원에 있다는 것이 판결의 축입니다. 그래서 풀지 않은 채 한쪽만 고른 것이 잘못으로 셈해졌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감정서의 장해 평가 대목과 인과관계 대목이 장해 기간을 서로 다르게 적은 것을 모순되거나 불명료한 의견으로 보았습니다.

판결이 옮긴 감정서는 맥브라이드 장해표 항목과 퇴행성 질환의 기여도 50%를 함께 적어 상실률을 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대법원은 한 감정서 안의 엇갈린 의견 가운데 보완 조치 없이 5년 한시 장해라는 의견만 쉽게 믿은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또 이 판결에서 부대항소로 더한 청구를 이유를 적지 않고 기각한 원심 판단도 함께 파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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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1994. 6. 10. 선고 94다10955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