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전지방법원
- 선고
- 2015. 4. 9.
- 사건
- 2013노3258 · 형사
- 결론
- 원심판결을 깨고 업무상과실치상 유죄
무엇을 다퉜나
치과의사인 피고인이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기소된 형사 사건입니다.
- 피고인은 아래쪽 어금니를 뽑다가 발치기구로 바로 앞 치아를 건드렸고, 보철을 씌운 그 치아가 부러졌습니다.
- 부러진 치아는 집어내기 전에 목 뒤로 넘어갔는데, 환자는 목에 뭐가 걸린 것 같다며 조금 불편해했고 기침을 이어 갔습니다.
- 이때 피고인은 치아가 식도로 넘어갔다고 판단하고 발치를 마친 뒤, 대변으로 나온다고 말하며 환자를 집에 보낸 것입니다. 그날 오후 환자는 지혈이 안 된다며 다시 왔고, 그때도 기침을 했습니다.
- 기관지의 이물을 찾은 것은 이틀 뒤 내과에서 흉부 엑스레이를 찍고서입니다. 대학병원에서 내시경으로 꺼내려다 실패해 흉부를 열고 치아를 꺼냈고, 환자는 회복해 퇴원했습니다.
- 그런데 퇴원 사흘 뒤 장염으로 다시 입원한 환자는 CT 검사에 쓰는 조영제를 맞은 직후 부작용으로 약 20분간 심장이 멈췄습니다. 그 뒤 충분히 숨 쉬지 못하는 상태로 지내다 한 달 남짓 뒤 숨졌는데, 그 원인은 다발성 장기부전입니다.
1심 판결은 무죄였고, 검사가 사실과 법리를 잘못 보았다며 항소한 뒤 항소심에서 공소장을 바꿨습니다. 업무상과실치사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두고, 이를 더 구체적으로 적은 치사 공소사실과 업무상과실치상 공소사실을 예비적으로 더한 것입니다.
법원이 본 것
바뀐 공소장과 1심 판결 이유 2 가
공소장이 바뀌어 심판할 대상이 달라졌으므로 1심 판결은 더 유지될 수 없게 됐다고 항소심은 밝혔습니다. 다만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해 검사가 사실을 잘못 보고 법리를 오해했다고 다툰 부분은 여전히 살필 몫이라며 판단을 이어 갔습니다.
치아가 부러지고 넘어간 일 판결요지 · 이유 2 나 3) 나) (1)
환자는 여든에 가까운 고령으로 오랜 기간 여러 병을 앓으며 약을 먹어 왔고, 피고인이 쓴 발치기구는 옆 치아를 부러뜨릴 만한 힘이 실리지 않게 설계돼 있었습니다.
그래서 항소심은 이 사정을 들어, 약해진 치아와 잇몸에 기구가 닿으며 부러진 것으로 보았습니다. 계속 기침하던 환자의 목 뒤로 넘어가 피고인이 미처 집어내지 못했다는 것도 항소심의 판단입니다. 결국 이 대목에선 업무상 과실을 인정할 증거가 모자란다고 결론 냈습니다.
넘어간 뒤의 후속조치 판결요지 · 이유 2 나 3) 나) (1)
- 감정과 사실조회 회신에 따르면, 치아가 목 뒤로 넘어가면 환자를 옆으로 눕혀 이물이 나오도록 이끌고, 안정되면 흉부와 복부 방사선 사진으로 위치를 확인해 해당 전문의에게 보내도록 가르친다고 했습니다.
- 치아는 방사선 사진에 잘 보이는 물질이라 단순 촬영으로도 위치를 거의 정확히 알 수 있고, 기관지 이물은 빠른 조치가 필수라는 것입니다.
- 특히 고령 환자는 이물이 기관지로 들어가도 격한 기침이나 발작을 보이지 않을 수 있었고, 피고인 진술로도 환자가 갑자기 심하게 기침한 뒤 치아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 증상이 생기면 연락하거나 엑스레이를 찍어 보라고 안내했다는 피고인의 말은, 진료기록 같은 객관적 자료로 확인되지 않은 대목입니다.
- 환자는 이틀이 지나서야 기도에 치아가 들어간 것을 알았고, 그사이 치아 주변 기관지에 부종과 염증이 심해져 폐색과 폐렴이 생겼습니다.
그리하여 항소심은 치아가 목 뒤로 넘어간 뒤 위치를 확인하려고 신속히 엑스레이를 찍거나 촬영이 가능한 병원으로 옮기는 후속조치를 하지 않은 데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사망과의 인과관계 판결요지 · 이유 2 나 3) 나) (2)
다만 형사재판의 유죄는 합리적으로 의심할 틈이 없을 만큼 확신을 주는 증거로만 인정한다는 법리를 항소심은 놓았습니다(2010도10895 판결 등 참조). 과실이 있더라도 치사죄가 되려면 그 과실로 사망이 일어났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환자는 흉부 수술 뒤 회복해 퇴원했고, 다시 입원해 조영제 부작용으로 심장이 멈춘 뒤 이틀 넘게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으며, 숨질 때까지 충분히 숨 쉬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조영제 부작용으로 급성 신부전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회신도 있었습니다. 직접 사인은 다발성 장기부전, 선행 사인은 장염입니다.
이를 들어 항소심은, 후속조치를 거른 과실이 사망까지 불렀다는 점은 입증되지 못했다고 봤습니다. 그러니 업무상과실치사의 두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라고 했습니다.
업무상과실치상과 상고심 · 범죄사실 ·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 판단 · 2015도6170
피고인 쪽은 한 시간 넘게 환자를 지켜봤지만 이물이 기도로 들어갈 때의 증상이 없었고, 증상이 생기면 병원에 가 보라고 설명한 뒤 귀가시켰다고 다퉜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은 앞의 사정들에 비춰 피고인 쪽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그 결과 유죄가 된 것은 후속조치를 거른 과실로 환자에게 기관지 폐색과 폐렴이 생긴 업무상과실치상뿐입니다. 치사 공소사실은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보았지만, 같은 사건의 치상을 유죄로 인정했기에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은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대법원은 치사 대목을 무죄로 본 판단과 치상을 유죄로 본 판단을 모두 수긍해, 피고인과 검사 양쪽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검사는 유죄 부분까지 상고했지만, 상고장과 상고이유서에 그 부분의 불복 이유를 적지 않았다는 것이 대법원이 짚은 점입니다.
- 인과관계의 증명이 모자란다고 본 결과는 사망이었고, 기관지 폐색과 폐렴은 후속조치를 거른 과실과 이어진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항소심이 과실을 잰 방식은, 치아가 넘어간 그 순간과 넘어간 뒤 몇 시간의 처치를 나누는 것입니다.
의료인이라면
고령 환자의 약해진 치아와 잇몸, 큰 힘이 실리지 않게 만든 발치기구를 들어 치아가 부러진 일은 과실 밖에 두었습니다.
또 양형에서는 환자가 치아를 삼키기 전부터 기침을 했고, 고령이라 흔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구분이 쉽지 않았다는 사정을 참작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법원이 든 것은 치아가 방사선 사진에 잘 보여 단순 촬영으로도 위치를 거의 정확히 알 수 있다는 회신입니다.
형사 책임이 미친 결과는 기관지 폐색과 폐렴까지였고, 사망과의 인과관계는 증명이 모자랐습니다.
형사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전지방법원 2015. 4. 9. 선고 2013노3258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