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서울고등법원
- 선고
- 2011. 3. 8.
- 사건
- 2010나17040 · 민사
- 결론
- 1심 일부 취소 · 일부 인용(원고들 나머지 항소 기각)
무엇을 다퉜나
산모는 2007년 12월 어느 금요일 오후 교통사고를 당했고, 걱정이 되어 서둘러 한 병원에 분만 입원을 했습니다. 다만 초음파검사에서는 태아와 태반에 이상이 없었습니다.
- 그날 저녁 당직의가 내진한 뒤로 이튿날 아침 주치의가 출근할 때까지, 내진을 맡은 것은 간호사들입니다. 그런데 당직의의 저녁 내진은 태아 심박동이 분당 70회 이하로 떨어졌을 때 한 것이었습니다.
- 그리고 새벽부터 간호사들이 여덟 번에 걸쳐 옥시토신을 투여하며 양을 늘렸는데, 분만 제2기에 걸린 시간은 1시간 43분쯤입니다.
- 아기는 울음과 움직임이 약하고 산소포화도가 낮아 기관삽관을 한 뒤 근처 대학병원으로 전원됐고, 그곳 검사에서 심한 산증과 뇌부종이 확인됐습니다. 결국 아기가 숨진 것은 사흘 만입니다.
그래서 부모는 병원 측에 배상을 구하면서, 간호사의 내진 · 옥시토신 투여, 감시 소홀, 태아곤란증에 대한 조치 없음, 전원 지연을 잘못으로 들었습니다. 반면 병원 측은 태아곤란증도, 과실도, 인과관계도 없다고 맞섰습니다.
법원이 본 것
진료기록은 얼마나 자세히 판결요지 [1] · 이유 2 나 1) 다)
먼저 의료법이 진료기록 작성을 의무로 둔 것은 다음 치료와 다른 의료진에게 정보를 넘기고, 치료가 끝난 뒤 그 의료행위가 적정했는지 판단하는 자료로 쓰려는 데 있다고 법원은 보았습니다.
그래서 의사는 뒤에 적정성을 가릴 수 있을 만큼 환자 상태와 경과, 소견을 자세히 적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개인병원에서 특이사항만 적고 정상 결과는 비우는 관행이 있더라도 잘못된 행태라는 것입니다.
기록이 부실하다는 사정 하나로 곧장 과실을 추정하지는 못해도, 환자의 기록 열람권까지 인정된 이상 기록을 성실히 쓰지 않아 진료 경과가 흐려진 불이익을 환자 쪽에 지우고 그 상황을 만든 의사 쪽이 유리하게 취급받아서는 안 된다고 법원은 밝혔습니다.
아기가 겪은 태아곤란증 이유 2 나 2)
먼저 출생 1시간 20분쯤 뒤 동맥혈 pH가 7.087이었고, 경련과 호흡부전, 뇌의 위축성 변화가 이어졌습니다. 또 외상 · 혈액응고장애 · 감염 · 유전 요인은 검사로 찾아지지 않았고, 부검에서도 선천적 장애가 없었습니다.
또 병원이 매긴 아프가 점수는 출생 직후 상태에 비해 낙관적이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그래서 법원은 아기가 분만 중 저산소증으로 허혈성 뇌손상, 곧 태아곤란증을 겪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세심한 감시 없이 늘린 옥시토신 판결요지 [2] · 이유 2 나 4)
옥시토신을 쓰면 자궁 과다수축 등으로 태아 심박동이 흔들릴 수 있어, 분만 제1기는 15분마다, 제2기는 5분마다 심박동을 확인하도록 권고됩니다.
그런데 병원 의료진은 자궁수축의 빈도 · 강도 · 지속시간을 거의 재지 않았고, 심박동은 2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만 확인했습니다. 게다가 그 사이 심박동 양상을 볼 수 있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도 법원이 짚은 대목입니다.
또 밤사이 의사가 진찰했다는 병원 측 주장은 진료기록에 흔적이 없었고, 옥시토신을 지시한 의사가 누구인지도 기록상 분명치 않았습니다. 결국 감시를 세심히 하지 않은 채 옥시토신을 늘리며 무리하게 질식분만을 한 잘못이 아기의 죽음에 닿았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입니다.
받아들이지 않은 두 주장 이유 2 나 3) · 5)
먼저 간호사의 내진과 옥시토신 투여는 의사의 일반적 지도 · 지시에 따른 것이어서 무면허 의료로 보기 어렵고, 무면허 여부만으로 곧 주의의무 위반이 되지도 않는다고 했습니다.
출생 직후 기관삽관과 산소 공급, 보호자 설명과 이송 시간을 감안하면 전원 조치가 늦어졌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책임은 20%로 이유 2 라
태아심박동만으로 태아곤란증을 정확히 진단하거나 예측하기 어렵고, 아기의 심박동이 분만 직전까지 비교적 정상이었다는 점이 첫째 사정입니다.
또 산모의 계류유산 전력, 분만 직전 교통사고, 헤르페스 감염 치료 이력이 있어 다른 원인이 작용했을 여지도 남는다고 보고, 병원 측이 질 몫을 20%로 낮췄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다만 기록 부실을 이유로 과실을 추정하지는 않았고, 잘못은 남아 있는 기록과 사실조회 결과 등으로 따로 인정됐습니다.
- 또 밤사이 의사 대신 간호사가 내진한 사정은 무면허 의료로 보지 않고, 감시 소홀을 인정하는 사정의 하나로 든 것입니다.
- 한편 교통사고가 분만 경과에 얼마나 작용했는지는 책임 제한 사유의 하나로만 쓰였고, 그 몫이 숫자로 나뉘지는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결국 기록이 비어 있는 자리는 의료진의 해명으로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밤사이 진찰 주장도, 옥시토신을 지시한 의사도 기록상 분명치 않았는데, 법원은 그 공백을 의료진에게 유리하게 보지 않은 것입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진료 결과가 정상일 때도 뒤에 적정성을 가릴 수 있을 만큼 적어 두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특이사항만 적는 관행이 있더라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옥시토신을 쓰는 분만에서는 자궁수축과 태아 심박동 기록이 권고 간격대로 남아 있는지를 법원이 하나하나 짚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진료기록 사본을 받아 시각별 기록이 비는 구간을 확인해 볼 만합니다. 실제로 이 사건에서 법원은 바로 그 빈 구간을 짚었습니다.
그렇다고 기록 부실만으로 과실이 바로 추정되지는 않았고, 책임도 여러 사정을 따져 20%로 제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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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고등법원 2011. 3. 8. 선고 2010나17040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