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설명의무

정신의료기관 입원의 기한과 퇴원 심사 안내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경찰관의 의뢰로 응급입원한 뒤, 정해진 기한 안에 옛 정신보건법의 계속입원 요건과 절차를 갖추지 못한 채 입원이 이어진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기한 안에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곧 퇴원시켜야 하고, 퇴원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서면으로 알리지 않았거나 퇴원을 요구했는데도 법이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입원 기간 전체가 위법한 감금이라고 했습니다. 노동능력이 전혀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도 깼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09. 1. 15.
사건
2006다19832 · 민사
결론
원심판결 중 원고에게 불리한 부분을 깨고 다시 심리하게 함

무엇을 다퉜나

원고는 두 정신의료기관에 이어 입원했다가 퇴원한 뒤, 나라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했습니다.

원심은 정신보건시설을 지도 · 감독할 공무원들이 원고가 입원해 있던 동안 그 의무를 이행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두 병원장의 불법행위를 낳거나 거든 데 대한 나라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이 원심 인정 사실과 기록에서 추린 경위는 이렇습니다.

  • 첫 병원장은 경찰관에게서 원고의 응급입원을 의뢰받았습니다. 72시간 안에 계속입원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퇴원시키지 않았고, 72시간이 지나고 17일을 넘긴 뒤에야 보호의무자인 구청장의 동의를 받아 입원 절차를 마쳤습니다.
  • 다음 병원장은 처음 입원한 날부터 6개월이 지났는데도 전문의 진단, 보호의무자 동의, 심사 청구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원고를 퇴원시키지도 않았습니다. 6개월이 지나고 115일을 넘긴 뒤에야 계속입원 절차를 마쳤습니다.
  • 원고는 입원 직후부터 여러 차례 퇴원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병원은 퇴원심사 청구 같은 절차를 알맞게 알려 주지 않았고, 시 · 도지사의 퇴원심사를 받을 기회 없이 원고는 1년 8개월 남짓 입원해 있었습니다.

원심은 두 병원장이 법을 어겨 원고를 입원시킨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다만 불법 입원 기간을 응급입원 72시간이 지난 뒤의 17일과, 처음 입원하고 6개월이 지난 뒤의 115일을 더한 132일로 한정했습니다.

원심은 일실수입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처음 입원할 때 원고에게 일정한 수입을 얻을 노동능력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으로 입원 기간 내내 입원치료가 필요했던 이상 그동안 노동능력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원고가 이 둘을 다퉈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응급입원 72시간과 그 뒤 판결요지 [1] · 이유 1

옛 정신보건법은 자신이나 남을 해칠 위험이 큰 정신질환 추정자를 발견했는데 상황이 매우 급박하면,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를 얻어 응급입원을 의뢰할 수 있게 했습니다(제26조).

정신의료기관의 장은 72시간 범위에서 응급입원을 시킬 수 있고, 계속입원이 필요하다는 전문의 진단이 있으면 법이 정한 입원 절차를 밟아야 했습니다.

판결은 그래서 72시간 안에 계속입원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곧 퇴원시켜야 하고, 72시간이 지났는데도 본인 뜻에 반해 퇴원시키지 않으면 위법한 감금으로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했습니다.

그 감금이 이어지는 동안 밟은 절차도 위법해, 뒤늦게 계속입원 요건을 갖출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보호의무자 동의 입원의 6개월 판결요지 [1] · 이유 1

보호의무자 동의로 하는 입원은,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으로 입원이 필요할 때만 6개월 안의 기간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뒤에도 계속 입원치료가 필요하면 전문의 진단과 보호의무자의 입원동의서를 갖추고 6개월마다 시 · 도지사에게 심사를 청구해야 했습니다(제24조).

그래서 6개월을 넘겨 입원시키려면 처음 입원한 날부터 6개월이 지나기 전에 전문의 진단, 보호의무자 동의, 심사 청구를 모두 마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마치지 못했다면 곧 퇴원시켜야 하고, 어기면 72시간 때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고 했습니다.

서면 안내와 퇴원 요구 판결요지 [2] · 이유 1

정신의료기관의 장은 입원시키거나 기간을 늘릴 때 지체 없이 본인에게 그 사유와 퇴원심사 청구에 관한 사항을 서면으로 알려야 했습니다. 입원한 사람이 퇴원을 청구하면, 전문의 의견으로 퇴원이 가능한 경우 곧 퇴원시켜야 했습니다(제24조 제5항 · 제7항).

입원한 사람은 시 · 도지사에게 퇴원을 청구할 수 있었고, 그 청구는 심의위원회를 거쳐 심판위원회가 심사하게 돼 있었습니다. 심사 때는 청구한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했습니다(제29조~제31조).

판결은 이 절차를 서면으로 알려 안내하지 않았거나, 퇴원 요구가 있는데도 정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면, 그 입원 기간 전체가 위법한 감금에 해당해 불법행위를 이룬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 불법 입원 기간 이유 1

대법원은 원고가 처음 입원한 날에서 응급입원이 허용되는 72시간이 지난 때부터 퇴원한 날까지, 615일 모두가 법이 정한 절차를 어긴 불법 입원 기간이라고 보았습니다.

그 기간을 132일로 줄여 본 원심은 적법한 입원의 절차와 요건을 잘못 이해해 판결에 영향을 주었다고 했습니다.

노동능력과 일실수입 이유 2

판결은 셈의 기준부터 밝혔습니다. 장래 얻을 수입을 잃은 손해는 원칙적으로 손해가 생긴 때 종사하던 일의 수입으로 셈하고, 그때 일정한 수입이 없던 사람은 누구나 종사할 수 있는 일반노동임금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이어 기록에 나타난 사정을 짚었습니다.

  • 원고는 처음 입원할 때나 입원 중에 알코올의존증후군 말고는 별다른 정신 이상 증세가 없었고, 이 사건 1심 재판을 직접 수행할 정도의 지적 수준을 갖고 있었습니다.
  • 처음 입원할 때 46세였고, 그 병력 말고는 별다른 신체장애가 없었습니다.
  • 다른 직장에서 일한 경력을 인정하기 어렵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반노동에는 종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 불법 입원 기간에 내려진 계속입원치료 판단은, 노동능력을 가리는 자료로서 믿음이 덜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를 모아 대법원은 알코올의존증후군으로 노동능력이 다소 떨어진다고는 볼 수 있어도, 노동능력이 전혀 없다고 본 원심은 경험칙에 어긋나게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았습니다. 이렇게 원고에게 불리한 부분을 깨고,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가 그 부분을 다시 판단하게 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원고에게 입원 치료가 의학적으로 필요했는지는 대법원이 다시 가리지 않았습니다. 위법을 본 자리는 법이 정한 기한과 절차, 서면 안내였습니다.
  • 나라가 배상 책임을 진다는 원심 판단은 나라가 상고하지 않아 대법원이 살피지 않았습니다.
  • 판결이 적용한 것은 그때의 정신보건법입니다. 지금 법은 입원의 갈래와 기간이 달라, 72시간 · 6개월이라는 숫자를 그대로 옮길 판결이 아닙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판결이 위법을 센 것은 진료의 내용이 아니라 시계와 서류였습니다. 응급입원 72시간, 보호입원 6개월, 그리고 퇴원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는 서면 안내입니다.

의료인이라면

판결은 진단이나 입원 치료의 필요를 따지지 않고, 기한 안에 요건을 갖췄는지와 서면으로 알렸는지를 보았습니다. 기한을 넘긴 뒤 갖춘 절차는 그 위법을 되돌리지 못했습니다.

퇴원 요구가 있을 때 법이 정한 절차를 밟았는지도 입원 기간 전체의 적법을 가르는 대목이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입원이 길었다는 사정이 곧 위법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판결이 본 것은 기한 안의 요건과 절차, 서면 안내, 퇴원 요구 뒤의 절차였습니다.

정신질환으로 입원했더라도, 판결은 그 병의 정도와 나이 · 몸 상태 같은 기록의 사정을 모아 노동능력을 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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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6다19832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