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설명의무

경과관찰을 고른 의사의 설명 범위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뇌동맥류 수술 1주일 뒤 CT에 작은 뇌경색 소견이 보였고, 의사는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사흘 뒤 넓은 뇌경색이 와 환자는 숨졌습니다. 대법원은 지켜본 판단이 합리적 범위 안이어서 드문 급변과 추가검사를 설명하지 않았어도 위자료를 물릴 수 없다고 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3. 2. 28.
사건
2011다36848 · 민사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깨고 부산고등법원에 환송 · 원고들의 상고는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소를 낸 사람은 숨진 환자의 아내와 아들입니다. 상대는 이 병원을 둔 학교법인과 수술을 집도한 신경외과 전문의였습니다.

  • 환자는 넘어져 머리를 부딪친 뒤 어지러워 검사를 받다가, 왼쪽 중대뇌동맥에 터지지 않은 뇌동맥류가 발견돼 결찰수술을 받았습니다. 의사는 수술 전 동의를 받으며 뇌경색 같은 부작용을 설명했습니다.
  • 수술 뒤 중환자실에서 뇌경색을 막는 치료를 받았고, 의식이 맑고 근력도 떨어지지 않는 등 나아지는 흐름이었습니다.
  • 수술 1주일 뒤 경과를 보려고 찍은 CT에서 왼쪽 기저핵 부위의 작은 뇌경색과 가벼운 뇌부종 소견이 보였습니다. 경과기록지에는 신경 상태를 살피며 CT로 추적한다는 계획이 적혔습니다.
  • 의사는 이를 일시적인 가벼운 변화로 보고 다음 날 환자를 일반병동으로 옮겼습니다.
  • 일반병동에서 두통을 자주 호소하던 환자는 CT 사흘 뒤 의식이 흐려졌습니다. 넓은 뇌경색과 심한 뇌부종이 확인돼 응급 감압술을 받았지만 뇌사에 빠졌고, 2주쯤 뒤 숨졌습니다.

원고들은 CT 소견을 제대로 보지 않아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놓쳤고 설명도 하지 않았다며 배상을 구했습니다.

원심은 진료상 잘못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는 청구는 배척했습니다. 그러면서 CT에서 본 뇌경색 징후와 치료 방법, 확진에 뇌혈관조영술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지 않았다며 그 부분 위자료만 인정했습니다. 판결에 불복해 양쪽 모두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진료 과정의 과실 주장 이유 1

원심은 뇌수술 뒤 뇌경색의 원인이 여럿이고, CT를 찍을 때 환자가 나아지는 흐름이었으며, 머리를 연 수술 뒤 가벼운 두통은 흔한 점 등을 들어, 사망의 배상 책임을 피고들에게 지우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의료수준을 진료 환경과 조건까지 헤아린 규범의 눈으로 재야 한다는 잣대(2004다13045)에 비추어, 이 결론을 수긍하고 원고들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위자료로 이어지는 설명 이유 2 가

설명할 의무 자체는 검사든 진단이든 치료든 어느 단계에서나 생깁니다. 하지만 위자료가 메워 주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미리 들었다면 받을지 말지 제 뜻으로 정해 무거운 결과를 피했을지 모를 기회, 그 기회를 잃은 데서 오는 괴로움입니다(94다27151).

그래서 위자료가 걸리는 설명은 수술처럼 몸에 침습이 가해지거나 나쁜 결과 · 사망이 내다보여 환자의 선택이 필요한 진료에만 해당합니다. 결과가 침습에서 온 것이 아니거나 자기결정과 상관없는 사항이면 들지 않습니다.

진료 방법을 고를 재량 이유 2 가

대법원은 여기에 진료 방법을 고르는 의사의 재량을 더했습니다. 고른 방법이 합리적 범위 밖이 아닌 한 나쁜 결과 하나로 과실이 되지 않는다는 선입니다(91다23707 · 2010다95635).

경과관찰을 고른 뒤의 설명 판시사항 · 판결요지 · 이유 2 가 끝

경과관찰 쪽을 택한 의사의 판단이 합리적 범위 안이라면, 통상의 예후와 달리 갑자기 나빠질 예외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그럴 수 있다거나 대비할 추가검사를 받을지 알리지 않았더라도 치료기회를 앗았다거나 자기결정권을 해쳤다고 할 수는 없다고 대법원은 정리했습니다.

이 환자의 CT 소견 이유 2 다

원심 증거로 드러난 사실부터 보았습니다. 결찰수술 뒤 추적 CT의 허혈성 병변은 상당수 환자에게 보이지만, 뇌경색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터지지 않은 뇌동맥류의 결찰수술 뒤 혈관 연축으로 뇌경색이 오는 일은 증례 보고에 오를 만큼 매우 드물었습니다. 환자도 CT 당시 의식이 맑고 지남력이 있으며 근력 저하가 없는 양호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니 작은 뇌경색과 가벼운 뇌부종 소견만으로, 불과 2~3일 만에 넓은 뇌경색으로 나아가 숨질 수 있다고 내다보기는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곧바로 뇌혈관조영술로 가지 않고 지켜본 선택이 합리적 범위 밖이라고 할 수도 없었습니다.

갑자기 심한 뇌경색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이나 뇌혈관조영술을 더 받을지를 설명하지 않았어도, 치료기회 상실이나 자기결정권 침해로 볼 수는 없다는 판단입니다. 위자료 지급을 명한 원심은 설명의무 법리를 잘못 이해했다며, 대법원은 피고들이 진 그 부분을 깼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이 판결이 다룬 설명은 수술 뒤 경과관찰 단계의 것입니다. 수술 전 동의를 받으며 한 부작용 설명은 원심이 이미 있었다고 인정한 사실입니다.
  • 설명의무 위반의 위자료 자체를 막은 판결은 아닙니다. 경과관찰이 합리적 선택이었다는 조건 아래의 결론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지켜보기로 한 판단이 그때 의료수준에서 합리적이었다면, 내다보기 어려웠던 급변을 미리 알리지 않은 일로 위자료가 지워지지는 않았습니다.

의료인이라면

대법원은 경과관찰을 고른 판단이 합리적이면, 통상의 예후를 벗어난 급변 가능성까지 설명할 의무를 위자료로 묻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수술 전에 뇌경색 등 부작용을 알린 사실은 원심도 인정했고, 경과기록지에는 CT 소견과 함께 지켜볼 계획이 남아 있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위자료로 다툴 수 있는 설명은 환자 본인이 받을지 말지 정해야 하는 의료행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침습적인 수술이나 사망 같은 결과가 내다보이는 진료가 그 예입니다.

나쁜 결과가 났다는 것만으로 지켜보기로 한 선택이 잘못으로 바뀌지는 않았고, 그 판단이 합리적 범위에 있었는지가 먼저 물어졌습니다.

설명의무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36848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