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2015. 2. 26.
- 사건
- 2013다27442 · 민사
- 결론
- 원심판결 파기환송
무엇을 다퉜나
이 소송에서 원고들은 환자 쪽, 피고들은 집도한 의사와 병원 쪽을 가리킵니다. 환자의 오른쪽 겨드랑이(액와부)에는 척골신경에서 자란 양성 종양인 신경초종이 있었는데, 척골신경은 팔 안쪽을 지나 넷째 · 다섯째 손가락으로 이어지는 신경입니다.
- 수술 날은 2007년 1월 5일입니다. 신경초종은 대개 피막에 잘 싸여 정상 신경과 쉽게 갈라지는데, 이 종양은 주변 조직과 유착이 심했습니다.
- 이때 의사는 금속 트랙션으로 신경 조직을 견인하면서 메젠바움 가위와 전기소작기 등을 써서 종양을 제거했습니다.
- 환자는 수술 직후부터 넷째 · 다섯째 손가락 끝마디의 감각 이상을 호소했고, 1월 24일까지의 외래에서 말한 것은 넷째 손가락 저림뿐입니다.
- 한동안 병원에 오지 않다가 그해 11월 12일 다시 왔을 때, 오른손에 근위축이 생긴 상태였습니다.
먼저 1심 진료기록감정에 따르면, 수술 뒤 근위약 등 신경 손상을 의심할 증상은 뚜렷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 녹화 영상에서도 종양을 뗀 뒤 신경의 외형이 잘 유지돼, 수술보다 환자 내부 요인으로 나빠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습니다.
신경 손상이 있었다 해도 이런 수술에서 가장 흔한 합병증 가운데 하나이고, 신경 자극 검사로 확인한 의료진이 현대 의학 수준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다른 병원에 한 사실조회의 회신도 같은 쪽으로, 견인을 이어 가며 한 수술이었지만 이 정도로는 신경에 심각한 손상을 주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그런데도 원심은 수술 전 기능이 정상이었고 직후에 척골신경 손상의 전형적 증세가 나왔으며, 가위 · 소작기로 신경이 잘리거나 화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점 등을 엮어, 의사가 신경을 직접 다치게 했거나 압박하거나 무리하게 견인해 생긴 결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자 원고들과 피고들이 저마다 상고한 것입니다.
법원이 본 것
추정의 길과 그 울타리 이유 1
중한 결과를 두고 간접사실로 과실을 짐작해 볼 수는 있지만, 대법원은 그 울타리를 함께 적었습니다(2010다96010 등 참조).
의사의 과실로 결과가 났다고 추정할 만한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들로 막연하게 추정해, 결국 의사에게 무과실의 입증책임을 지우는 데까지 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판결은 여기에 두 법리를 더 얹었습니다. 하나는 진료방법을 고르는 의사의 상당한 재량이고(2005다5867 등 참조), 다른 하나는 후유장해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합병증 범위에 머물면 그것만으로 과실을 추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2007다76290 참조).
이 사건에서 판결요지 · 이유 3
- 유착이 심한 종양이었으니, 트랙션으로 신경을 견인하며 가위와 소작기를 쓴 것을 정상적이지 않은 수술기구 사용으로 보기 어렵다.
- 감정은 근위약 등이 뚜렷하지 않았고 영상에서도 과실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따라서 원심이 든 사정은 과실을 추정할 정도의 개연성에 이르지 못한다.
- 영상에 잡히지 않는 미세한 손상이 있었더라도, 유착이 심한 이 종양에서는 수술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겼다고 볼 여지가 많다.
- 근위축은 열 달쯤 뒤에야 확인됐고, 종양이 재발하는 경우 등 과실 밖의 원인이 없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이처럼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은 사정을 근거로 과실 · 인과관계를 함께 추정한 원심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는 것이, 대법원이 든 파기의 이유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원고들이 낸 상고이유와 피고들의 나머지 상고이유는 판단하지 않은 채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 과실 밖 원인도 있을 수 있다는 데서 대법원의 판단이 멈췄을 뿐, 근위축의 원인을 따로 적지는 않은 것입니다.
- 2023년 8월 대법원은 2022다219427 판결에서, 환자 쪽이 진료상 과실 행위와 그것이 손해로 이어질 개연성을 함께 증명하면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쪽으로 법리를 다시 다듬었습니다. 즉 이 판결은 그 앞의 판결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결국 수술 전에는 정상이었고 수술 직후 증상이 나왔다는 시간 순서만으로 과실 추정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대신 그 빈자리를 메운 것은 녹화 영상과 감정입니다.
의료인이라면
특히 녹화된 수술 영상과 신경 자극 검사 기록이, 과실을 찾지 못했다는 감정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유착이 심한 종양에서 신경을 견인하며 가위 · 소작기를 쓴 것이 정상적이지 않은 기구 사용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그러니 알려진 합병증이 수술 뒤 나타났다는 것 하나로는, 판결이 요구한 개연성이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근위축이 열 달쯤 지나 확인된 경과도, 다른 원인을 가늠할 때 판결이 함께 본 대목입니다.
추정 · 증명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 의료과실의 추정과 설명의무, 결과만으로 과실을 추정하지 않음대법원 2005다5867
- 후유장해와 과실 추정대법원 2017다203763
- 수술 뒤 감염과 과실 추정대법원 2024다204665
출처 ·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3다27442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