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2019. 2. 14.
- 사건
- 2017다203763 · 민사
- 결론
- 피고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판결 중 피고에게 배상을 명한 부분을 모두 깨고 다시 심리하게 함
무엇을 다퉜나
허리 디스크 수술 뒤 사정장애와 역행성 사정이 영구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온 사건입니다. 이때 수술은 배 쪽을 절개해 척추에 닿는 방식(전방 경유술)이었습니다.
원심은 수술한 의사(피고)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보았는데, 원심이 든 사정은 아래 넷입니다.
- 먼저 수술 전에는 역행성 사정의 원인이 될 병력이 없었습니다.
- 신경 손상을 막으려면 무딘 박리기를 쓰라고 권하는데, 수술용 클립을 썼다고 보았습니다.
- 등 쪽으로 수술하기 어려운 사정이 없었는데도 배 쪽 방식을 고른 것입니다.
- 게다가 발생 빈도가 낮아 통상 생길 수 있는 합병증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피고가 상고했고, 다툼은 이 사정들로 과실을 인정하거나 추정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법원이 본 것
과실이 있었다는 증명은 환자 쪽 몫입니다 판결요지 [1]
과실 있는 행위를 증명하고, 그 행위와 결과 사이에 다른 원인이 끼어들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하면 인과관계를 추정해 증명책임이 완화됩니다. 그래도 과실이 있었다는 것은 환자 쪽이 증명해야 하므로, 주의의무 위반이 부정되면 청구는 받아들여질 수 없습니다.
합리적 재량 안의 선택은 과실이 아닙니다 판결요지 [2]
의사는 환자의 상황, 그때의 의료 수준, 자기 지식과 경험에 따라 진료 방법을 고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면, 결과를 놓고 어느 하나만 옳고 다른 조치는 과실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추정은 개연성이 있어야 섭니다 판결요지 [3]
물론 과실 말고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증명하면, 그 증상이 과실에서 비롯됐다고 추정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으로 막연하게 중대한 결과에서 추정해, 의사에게 과실 없음을 증명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후유장해가 생긴 것만으로는 추정하지 않습니다 판결요지 [4]
그때 의료 수준에서 최선을 다해도 그 의료행위의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는 후유장해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때 법원은 의료행위의 내용, 시술 과정, 합병증의 부위와 정도, 그때의 의료 수준과 의료진의 숙련도 등을 함께 봅니다.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합병증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는 한, 후유장해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과실을 추정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유 3 나 · 다
대법원은 원심 이유대로 보더라도, 배 쪽 방식을 고른 것이 합리적 재량을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수술용 클립은 지혈 도구일 뿐이라, 박리에 썼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또 수술 중 신경이 손상되어 후유증이 생겼다고 보더라도, 그것만으로 과실을 추정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1심의 진료기록감정 결과 등에 비추어, 박리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기는 손상이거나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합병증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원심이 든 사정은 그 가능성을 배제할 근거가 되지 못하고, 과실을 추정할 만큼 개연성 있는 사정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대신 원심이 살폈어야 할 것도 들었습니다.
- 이 신경 손상과 영구적인 후유증을 부르는 원인으로 무엇이 있는지
- 신경 손상을 막으려면 의사에게 어떤 주의가 요구되는지, 그 주의를 지켰는지
- 손상된 신경의 위치나 크기로 보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지
- 그 주의를 지켰다면 손상을 막을 수 있었는지
결국 이런 사정을 심리하지 않고 과실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깨고 다시 심리하게 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의사에게 과실이 없다고 정한 판결은 아닙니다. 위 사정들을 살펴, 합병증의 범위를 벗어나 과실을 추정할 수 있는지 다시 판단하라고 했습니다.
- 이 후유증이 피할 수 없는 합병증이라고 정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볼 여지가 있다고 했을 뿐입니다.
- 한편 나머지 상고이유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판결이 세운 차례는 결과가 남았는가가 아니라, 그 결과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합병증의 범위를 벗어났는가입니다. 수술받은 쪽에서 읽어도, 수술한 쪽에서 읽어도 같은 물음입니다.
의료인이라면
판결이 원심에 살피라고 한 것은 신경 손상을 막기 위한 주의의 내용과 그것을 지켰는지입니다. 이때 수술 방법을 고른 까닭은 수술 전 기록에, 그때 한 조치는 수술 기록에 남습니다.
수술 도구를 무엇에 썼는지도 다툼이 됐는데, 원심과 대법원은 같은 도구의 쓰임을 다르게 보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후유증이 남았다는 것만으로 과실이 추정되지는 않으며, 합병증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과실은 환자 쪽이 증명하는 것이라서, 어떤 행위를 잘못으로 보는지부터 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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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7다203763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