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손해 산정

불성실한 진료의 위자료 문턱, 분만 직전에야 도착한 의사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의사가 분만 직전에야 도착했다는 사실만으로 위자료가 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 판결에서 읽으시면 됩니다. 새벽 진통으로 입원한 산모 곁에는 당직간호사뿐이었고 의사는 아이가 나오기 몇 분 전에야 병원에 닿았는데, 태아는 분만 중 숨졌습니다. 다만 그 진료가 현저하게 불성실했다는 증명이 모자라다는 대법원 판단에 따라, 위자료를 물린 대목은 고등법원에서 새로 다투게 됐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4. 2. 13.
사건
2013다77294 · 민사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 파기환송

무엇을 다퉜나

이 사건은 태아의 부모 등이 분만을 맡은 의사에게 손해배상을 구한 것으로, 원심에서는 일부를 이긴 사건입니다.

  • 원심은 태아가 거대아이고 산모 혈압도 고르지 않아서, 심박동을 더 자주 살펴야 하는 고위험군이라고 보았습니다.
  • 양막이 터질 무렵 양수에 태변이 섞여 있었는데, 그 뒤 출산까지 43분 동안 심박동을 확인한 기록이 없다는 것이 원심이 인정한 사실입니다.
  • 또 원심은 의사가 간호사들에게 태아 감시장치 부착을 시키거나, 붙였는지 살핀 흔적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원심은 이를 과실로 보고, 의사가 분만 직전까지 병원에 없었던 점을 보태 수인한도를 넘는 불성실한 진료라고 평가했습니다. 위자료를 물린 이 부분이 의사가 상고한 대목입니다.

법원이 본 것

결과와 이어지지 않는 잘못 판시사항 [1] · 이유 2 가

의료진이 환자가 기대한 만큼 치료에 힘을 쏟지 않았다면 주의의무를 어긴 것이 됩니다. 다만 그 잘못이 나쁜 결과로 이어졌다는 상당인과관계가 서지 않으면, 결과를 이유로 한 배상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일반인 처지에서 감내할 수 있는 선, 곧 수인한도를 훌쩍 넘을 만큼 불성실했다고 평가되는 진료라면 그 진료만으로 위자료 책임이 생기며, 그 수준에 닿았다는 입증은 배상을 청구하는 쪽이 맡습니다.

소장에 적힌 태아감시장치 판시사항 [2] · 이유 2 나

이 잣대를 이 사건에 대어 보면, 먼저 부모 쪽은 소장에서 간호사가 산모를 분만실로 옮기며 태아감시장치를 달아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스스로 주장했습니다.

이 주장에 비추어 대법원은 심박동 관찰이 빈 시간을 출산 때까지가 아니라 분만실로 옮긴 무렵까지로 좁혀 셌는데, 그 무렵은 의사가 도착하기보다 앞선 때입니다.

늦은 도착의 까닭 판시사항 [2] · 이유 2 나

의사가 늦은 것은 병원으로 오던 길에 뜻하지 않게 교통사고를 일으켜 이를 수습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분만이 늦어졌거나 준비와 분만 과정에 다른 문제가 생겼다는 사정은 기록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관찰에 과실이 있었다고 치더라도, 수인한도를 넘는 불성실함까지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 것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한편 태아의 죽음과 심박동 관찰 사이의 연결은 대법원 심리 대상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 심박동 관찰의 과실 여부도 있다고 가정한 채 넘어갔을 뿐, 대법원이 따로 매듭지은 대목은 아닙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같은 사실을 두고도 원심과 대법원은 위자료가 서는 문턱을 다르게 잡았습니다. 둘이 엇갈린 지점은 관찰 공백의 실제 길이와 의사가 늦은 까닭입니다.

의료인이라면

늦게 도착한 까닭이 소송 기록으로 드러났고, 그 지연으로 분만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정은 찾을 수 없었다는 점이 함께 읽혔습니다.

태변 착색을 본 뒤 심박동을 언제, 얼마나 자주 확인했는지가 원심부터 다툼의 한가운데였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죽음과의 인과를 세우지 못해도 위자료를 구할 길은 남지만, 현저한 불성실까지 보여야 했습니다.

특히 소장에 스스로 적은 주장도 그대로 읽혀, 관찰 공백을 줄이는 쪽으로 쓰였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손해 산정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3다77294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