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2014. 5. 16.
- 사건
- 2014두274 · 행정
- 결론
-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냄
무엇을 다퉜나
소송은 아이 쪽이 장애 인정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질병관리본부장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입니다.
- 아이는 평소 건강하게 자랐고 열성 경련 같은 병력이나 간질 가족력이 없었으며, 앞서 같은 백신을 맞았을 때도 이상이 없었습니다.
- 접종 전에 보호자가 문진표를 썼고, 의사가 체온을 재고 청진 등으로 살핀 뒤 놓은 것은 DTaP 백신 근육주사와 먹는 소아마비 백신입니다.
- 그런데 접종 다음 날 아침부터 경련이 나타났고, 여러 병원의 검사 끝에 복합부분발작으로 진단됐습니다. 그 진료비와 간병비는 예방접종으로 생긴 피해로 인정돼 지급된 것입니다.
- 그 뒤 발작이 다시 나며 나빠져 간질 등 후유장애로 장애 판정이 났습니다. 장애에 대한 일시보상금을 청했지만, 백신으로 생겼을 가능성이 불명확하다는 위원회 심의에 따라 거부된 것입니다.
이에 1심은 거부 처분을 취소했고, 원심도 질병관리본부장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 결론을 지켰습니다. 원심은 장애 인정을 행정청이 재량으로 정할 일로 여기지 않았고, 상고는 질병관리본부장 쪽에서 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과실이 없어도 지는 책임에 필요한 것 판결요지 [1] · 이유 1 가
구 전염병예방법의 국가 보상 책임은 약품에 이상이 있었는지, 접종한 사람에게 과실이 있었는지를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입니다. 그래도 장애가 그 접종으로 생겼다는 점까지 인정돼야 책임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인과관계를 추단하는 정도 판결요지 [1]
이때 대법원은 이 제도가 드물지만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의 손해를 사회가 함께 나눠 지려는 독자적인 제도이고, 정해 둔 보상액이 그리 크지 않으며, 장애가 생기는 기전이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보상의 전제인 인과관계는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이 아니고, 간접적인 사실관계 등 여러 사정을 보아 추단되면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못박았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다음 정도의 증명으로 족하다는 것입니다.
- 접종과 장애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 공간적 밀접성이 있을 것
- 그 접종에서 장애가 생겼다고 추론하는 것이 의학이론이나 경험칙상 불가능하지 않을 것
- 장애가 원인불명이거나 그 접종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생긴 것이 아닐 것
이 아이에게 대어 본 사실 이유 1 가
- DTaP와 소아마비 백신의 이상반응은 24시간 안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건강하던 아이가 접종 하루 만에 경련과 강직 같은 발작 증세를 보였습니다.
- 그때도 지금까지도 접종 말고 다른 원인이 끼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 진료비와 간병비를 지급한 것도, 질병관리본부장이 발작의 원인이 백신이 아니라는 의학적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본 결과입니다.
- DTaP 백신은 부작용 자료가 충분히 쌓였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후유장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질병관리본부장이 만든 이상반응 관리지침도 접종 뒤 7일 안에 나타난 뇌증과 그 밖의 중추신경계 증상을 보상 신청 대상인 이상반응에 넣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접종이 발작을 부르고 그 발작이 깊어져 후유장애가 됐다는 원심의 추단을, 대법원도 기록을 살핀 끝에 정당하다고 받아들인 것입니다.
인정은 재량이지만 넘을 수 없는 선 판결요지 [2] · 이유 1 나
인과관계를 가리려면 고도의 의학 지식과 전국에 고른 해석이 필요하므로, 장애를 인정할지는 장관의 재량이고 그 결정은 되도록 존중할 일이라고 했습니다. 재량이 아니라고 본 원심의 전제는 틀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보상은 수익적 처분의 꼴을 하고 있어도, 실질은 피해자의 특별한 희생에 대한 보상에 가깝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요건을 충분히 갖춘 아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한 것은 사실인정을 그르쳐 법이 예정한 구제를 막은 것이라, 재량이라는 이유로 위법을 피해 갈 수는 없다는 판단입니다.
소송 상대를 누구로 했어야 하나 이유 2
대법원은 상고이유와 별도로 소송 상대가 맞는지를 직권으로 살폈습니다. 그때 시행령으로는 보상 신청을 받고 보상금을 주는 일이 모두 거주지 시장이나 군수, 구청장의 몫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장관의 인정은 보상금 지급 앞 단계에서 행정기관 사이에 오가는 내부 행위일 뿐이라, 질병관리본부장을 상대로 낸 소는 상대를 잘못 고른 것이 됩니다. 원심은 석명권을 행사해 상대를 시장으로 바꾸게 한 뒤 심리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시장이 이의신청을 기각한다고 알린 통지가 보상 신청을 거부한다는 뜻인지 살피고, 그때 제소기간은 처음 소를 낸 날을 기준으로 보라고도 짚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사건을 돌려보낸 까닭은 소송 상대를 잘못 고른 점 하나였고, 인과관계와 재량을 두고 질병관리본부장이 편 상고 논리는 하나도 서지 못한 것입니다.
- 장애 일시보상금을 얼마로 정할지는 판결에 들지 않았습니다.
- 환송 뒤 서울고등법원은 소송 상대를 시장으로 바꾼 뒤, 보상금을 주지 않기로 한 처분을 취소했습니다(2014누4742).
- 이 판결이 따른 법은 그때의 전염병예방법과 시행령입니다. 지금은 감염병예방법 제71조가 같은 보상을 정하고, 소송 상대를 어디로 볼지는 법령이 바뀐 뒤 2017두52764가 달리 보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정리하면, 기전이 다 밝혀지지 않은 이상반응이라도 접종 전의 건강, 증상이 시작된 때, 의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라는 점, 다른 원인이 없다는 사정으로 인과관계를 추단할 수 있다고 정리한 판결입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사건은 접종한 의사의 과실을 묻는 다툼이 아니었습니다. 이 보상은 약품의 이상이나 접종한 사람의 과실과 관계없이 국가가 지는 책임입니다.
원심이 정리한 사실에는 접종 전 문진표 확인과 체온 · 청진 같은 예진 과정이 들어 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접종 전 발달과 병력, 이상이 시작된 때, 다른 원인을 찾던 검사 결과가 함께 맞물려 추단에 닿았습니다.
행정청의 인정은 존중되지만, 요건을 갖춘 사람의 구제를 막는 판단까지 재량으로 감싸 주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추정 · 증명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 의료과실의 추정과 설명의무, 결과만으로 과실을 추정하지 않음대법원 2005다5867
- 후유장해와 과실 추정대법원 2017다203763
- 수술 뒤 감염과 과실 추정대법원 2024다204665
출처 ·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4두274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