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과실 판단 기준

한밤 홀로 당직하던 수련의의 대증요법, 대법원은 명백히 합리성을 잃지 않았다면 재량이라며 원심을 돌려보냈다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사할 겨를 없는 야간 응급에서 대증요법을 고른 일이 어디까지 재량인지 가늠할 때 기준이 되는 판결입니다. 새벽 1시쯤 홀로 당직하던 수련의가 숨이 차다는 환자에게 주사를 놓게 했는데, 환자는 주사 도중 숨졌습니다. 대법원은 인과관계는 받아들였지만, 그 선택이 명백히 불합리하지 않으면 재량이라며 수련의 패소 판결을 깨뜨렸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86. 10. 28.
사건
84다카1881 · 민사
결론
파기환송(의료인 쪽 승)

무엇을 다퉜나

이 사건의 피고는 한 병원의 수련의입니다. 1982년 11월 새벽 0시 반쯤 환자 쪽 전화를 전문의가 없다며 거절했지만, 1시 10분쯤 60세 환자가 직접 찾아왔습니다.

이때 환자는 문진에서 심장병은 없다며 심한 호흡곤란만 호소했습니다. 그래서 피고는 심전도나 X선 검사를 할 겨를 없이, 우선 숨쉬기를 돕는 기관지확장제(판결 표기 「호흡촉진제」)를 포도당에 희석해 간호사에게 정맥주사하게 한 것입니다.

그런데 주사액이 절반쯤 들어갔을 때 환자에게 심장마비 증세가 왔고, 진정제 · 강심제 · 기관 삽관 · 인공호흡 · 심장마사지에도 숨졌습니다. 환자는 평소 관상동맥 경화와 협착이 있었습니다.

원심은 호흡곤란의 원인을 밝히지 않은 점, 심장질환 확인 없이 그 약을 고른 점, 주사 과정을 지켜보지 않고 자리를 뜬 점을 과실로 보아 배상을 명했고, 수련의가 이에 불복해 올라온 것이 이 상고심입니다.

법원이 본 것

인과관계와 과실은 다르다 판결요지 · 이유 첫머리

대법원은 환자가 피고 처방대로 주사를 맞다가 숨졌고 다른 원인이 끼었다고 볼 자료가 없으니 주사와 사망 사이 인과관계는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한밤중 홀로 당직하던 수련의가 극심한 호흡곤란 환자에게 대증요법과 일반적인 약제를 골라 적절한 방법으로 주사하게 했다면, 명백히 합리성을 잃지 않은 한 의사의 재량이고 환자가 숨졌다는 결과만으로 곧장 의료과오 책임으로 잇지는 못한다는 쪽에 섰습니다.

치료방법의 선택 이유 1

환자는 심장병이 없다고 했고, 이틀 전 다른 병원에서도 기관지염 진단만 받았습니다. 특히 그런 상황에서 어떤 검진을 하고 대증요법 말고 무엇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는지 가릴 자료가 소송기록에 한 줄도 없었습니다.

약제의 선택 이유 2

약 설명서에는 심장 관련 질환에 쓰이기도 하되 급성심근경색 · 심한 심근장애 환자에게는 주의해 놓아야 하고, 급히 주사하면 드물게 돌연사 위험이 있어 희석해 천천히 놓으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 약의 약리작용과 의료계의 인식, 사용 관행, 대증요법에 흔히 쓰는 약을 밝히지 않고서는 약제 선택을 과실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대법원의 시각이었습니다.

자리를 비운 것 이유 3

간호사가 적절히 주사하는 동안 의사가 잠시 자리를 떠난 것이 과실이 되려면, 곁에 있었으면 부작용을 간호사보다 먼저 알아채 죽음을 막을 수 있었으리라고 내다볼 수 있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기록에는 그런 자료가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수련의가 든 나머지 상고 이유는 대법원이 살펴보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 진료가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넘었는지, 그런 사정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는 대법원이 원심에 돌려보내 더 심리하게 했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결국 이 판결은 결과가 나빴다는 것과 과실이 있었다는 것을 나누어 봅니다. 또 야간 · 단독 당직 · 검사할 겨를 없음이라는 진료 상황을 재량의 범위를 재는 사정으로 들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수련의가 홀로 당직하며 검사할 겨를 없이 대증요법을 택한 상황을, 명백히 합리성을 잃지 않은 한 진료방법 선택의 재량으로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약제 선택의 과실을 따지는 데 약리작용, 의료계의 인식, 실제 사용 관행 같은 근거를 요구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대법원은 주사와 죽음 사이의 인과관계, 그리고 의사의 과실을 따로 떼어 살폈습니다.

이 판결에서 의사가 자리를 비운 것이 과실이 되는지는, 곁을 지켰다면 죽음을 막을 수 있었으리라는 예견 가능성에 달려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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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1986. 10. 28. 선고 84다카1881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