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설명의무

설명의무와 예견할 수 없던 위험, 눈꺼풀 수술 뒤 시신경염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이 판결은 태어날 때부터 눈꺼풀이 처져 있던 환자가 오른쪽 눈꺼풀 수술을 받은 뒤, 3~4일 사이 두 눈의 시력을 잃은 사건을 다룹니다. 대법원은 그 원인을 수술 뒤 갑자기 나타난 예측할 수 없는 시신경염으로 본 원심을 수긍해, 병원 의사들의 과실도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함께 보실 대목은, 그 수술로 생기리라 예상되지 않거나 그 무렵 의학으로 내다볼 수 없던 위험은 설명할 대상에서 빠진다는 판시입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99. 9. 3.
사건
99다10479 · 민사
결론
원고들(환자와 가족)의 상고를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환자와 가족이 수술한 대학병원 쪽과 의사를 상대로 배상 책임을 다퉜습니다. 원심이 1심을 끌어와 인정한 경위를 차례로 봅니다.

  • 환자는 태어날 때부터 눈꺼풀 처짐(안검하수)이 있었고, 머릿속에 신경섬유종이 있는 병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 수술 전날 안과 의사가 수술의 필요성 · 방법 · 합병증을 자세히 설명하고 수술요청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수술 앞뒤로 의사들이 신경섬유종에 변화가 있는지 살폈지만, 변화는 없었다는 것이 원심의 인정입니다.
  • 수술 부위는 오른쪽 눈꺼풀입니다. 그런데 수술 뒤 시력이 오른쪽만이 아니라 두 눈 모두 3~4일에 걸쳐 차츰 떨어져 잃게 됐습니다.
  • 환자는 수술 4일째부터 시신경염에서 특징적으로 보이는 눈 통증, 특히 눈동자를 움직일 때의 심한 통증을 계속 호소했습니다.

원심은 시력 상실의 원인을 이렇게 가립니다.

  • 수술 전 신경섬유종이 나빠져 피가 잘 돌지 않거나 시신경이 눌렸다면 시력 감퇴, 시신경유두 · 눈 속 혈관의 변화, 눈 움직임 장애, 눈꺼풀 부종 같은 증상이 나타났어야 하는데 없었다고 보았습니다.
  • 수술 때 전신 상태가 대체로 좋았고 피를 많이 흘리지도 않았으므로, 혈액 부족으로 생기는 허혈성 시신경증의 요인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 또 수술 앞뒤로 신경섬유종에 변화가 없었고, 수술 뒤 검사에서도 허혈성 시신경증에 맞는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원심은 시력 상실이 수술 뒤 갑자기 나타난 예측할 수 없는 시신경염 때문이라고 보았고, 의사들의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원고들이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원심이 증거를 적은 방식 이유 1

환자가 고소했던 형사 사건에서 나온 불기소결정문 두 개가 증거로 들어와 있었습니다. 원심이 저지른 잘못은 서로 다른 두 문서를 같은 문서라고 적은 점입니다.

대법원은 그 잘못을 짚었지만, 두 결정문 모두 의사의 업무상 과실로 시력 상실이 생겼다고 볼 자료가 없다는 같은 결론이었다고 했습니다. 원심이 다른 증거들과 함께 사실을 인정한 것도 정당하므로, 그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시신경염으로 본 판단 이유 2

병원이 수술 뒤 사흘 동안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재지 않았고 색각 이상 검사도 하지 않은 사정이 기록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그 사정이 원심 판단을 막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즉 허혈성 시신경증에 특징적으로 맞는 증상이 없었다는 이유로 원인을 시신경염으로 본 원심 판단을 수긍한 것입니다.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길과 이 사건 판결요지 [1] · 이유 3

대법원은 환자 쪽 상고이유가 든 법리가 옳다고 확인했습니다. 의료 과정은 대개 의사만 알 수 있어 환자 쪽이 인과관계를 의학적으로 빈틈없이 증명하기가 몹시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환자 쪽이 두 가지를 증명하면 길이 열린다고 했습니다. 상식으로 보아 과실인 행위가 그 진료 과정에 있었다는 것, 그리고 결과를 부를 다른 원인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판결은 뒤의 것의 예로 진료 전 몸에 그럴 만한 결함이 없었다는 사정을 들었습니다. 그러면 병원 쪽이 전혀 다른 원인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인과관계를 미루어 인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도, 이 수술과 관련한 의료 과정에서 의사들에게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본 원심에 잘못이 없다고 했습니다.

설명할 위험의 범위와 설명하는 사람 판결요지 [2] [3] · 이유 4

판결이 먼저 다시 짚은 것은 설명의무가 무엇인지입니다. 수술처럼 몸에 손을 대는 진료가 그 도중이나 뒤에 나쁜 결과를 부를 개연성이 있거나, 사망 같은 무거운 결과가 예측되는 경우라면, 의사는 병의 상태와 치료 방법, 그 필요와 위험을 그때 의료수준에 비추어 알려 환자가 견주어 고르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그 진료로 생기리라 예상되지 않는 위험이나 그 무렵 의학으로 내다볼 수 없던 위험까지 설명하게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누가 설명하느냐를 두고는, 원칙은 처치하는 의사이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주치의나 다른 의사의 설명이어도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안과 의사가 수술 전날 필요성 · 방법 · 합병증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수술은 시신경과 무관한 눈꺼풀 부위였고, 시신경염 등으로 시력을 잃는 것은 이 수술에서 보통 예견되는 후유증이 아닙니다.

원심은 그때 의학 수준으로 알 수 없거나 예견할 수 없던 시신경염을 세세히 설명하지 않은 것만으로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고, 대법원이 이 판단을 수긍하면서 원고들의 상고는 모두 기각됐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시신경염이 왜 생겼는지는 원인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대신 수술 뒤 갑자기 나타난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본 원심 사실인정을 수긍한 것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설명의 범위는 그 수술에서 예견되는 위험으로 정해졌습니다. 따라서 수술 부위와 동떨어진 곳에, 그때 예측할 수 없던 병이 생긴 것은 그 범위 밖이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수술 전날의 설명은 집도의가 아닌 안과 의사가 했고, 판결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또 1990년대 원심은 그때 기록으로, 수술 앞뒤로 기존 병력의 변화를 살폈고 변화가 없었다는 점과 허혈성 시신경증에 맞는 증세가 없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추정의 길은 열려 있었지만, 이 사건에서는 의사들에게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볼 증거부터 없었습니다.

결국 시력 상실이 수술 뒤에 생겼다는 사정 하나로 수술이나 설명의 잘못이 인정되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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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1999. 9. 3. 선고 99다10479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