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서울중앙지방법원
- 선고
- 2020. 10. 14.
- 사건
- 2018나58457 · 민사
- 결론
- 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 일부를 취소해 배상액을 줄이고, 원고의 부대항소와 피고들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
무엇을 다퉜나
- 먼저 환자는 몇 해 동안 요통과 다리로 뻗치는 통증으로 여러 보존 치료를 받아 온 사람으로, 이 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요추 4-5번 · 요추 5번-천추 1번 추간판 탈출증입니다.
- 그러다 증상이 다시 나빠져 수술을 받으러 입원하자, 의사는 전신마취 뒤 현미경으로 보며 병변을 떼어 내는 표준 수술법(감압술 · 수핵 제거술)을 권했습니다.
- 그런데 환자가 가족이 반대한다며 이를 완강히 마다하자, 의사가 대신 한 것이 국소마취로 하는 경막외 내시경하 신경감압술입니다.
- 그 직후 왼쪽 엄지발가락과 발목에 힘을 줄 수 없게 되자, 다음 날 감압술 · 수핵 제거술로 남은 디스크를 더 떼어 냈습니다.
- 통증은 줄고 근력은 조금 나아졌지만, 발목을 들지 못해 발이 아래로 처지는 족하수가 남았습니다. 발이 끌리고 잘 넘어져 발목 보조기를 차고 지냅니다.
이에 환자가 병원 운영자와 의사에게 손해를 물었고, 1심 판결에 피고들이 항소하자 환자도 부대항소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시술 중 신경근 손상의 추정 이유 2 가
법원이 먼저 놓은 것은, 수술 전엔 다리 마비가 없다가 수술 직후 마비가 왔다면 의료상 잘못에서 왔다고 볼 만한 개연성을 담보하는 간접사실들로 과실 추정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결(2009다54638 등)입니다.
- 입원 때까지 왼쪽 발목과 엄지발가락의 근력이 약간 떨어져 있었을 뿐, 그 부위 신경 손상의 증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술 직후 그 근력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 게다가 족하수는 흔히 신경 손상과 이어지고, 발목과 발을 맡는 신경근이 바로 시술한 요추 5번 신경근입니다.
- 시술 뒤 영상과 재수술에서 경막 손상이 보이지 않았다는 반박에는, 경막이 멀쩡하다고 신경근 손상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고 영상만으로는 신경 손상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 또 기왕증으로 생긴 유착이고 흔한 합병증일 뿐이라는 주장에 대한 답은, 기왕증이 보탠 몫은 배상 범위에서 따지면 되고 피할 수 없는 결과였다는 근거는 약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술 도중 요추 5번 신경근이 과하게 당겨지거나 눌렸거나, 레이저가 잘못 쏘여 손상됐다고 추정했습니다. 이때 배상은 의사와, 그를 고용한 병원 운영자가 함께 지게 했습니다.
설명은 다했다고 보았습니다 이유 2 나
한편 설명을 두고는, 의사가 주사 치료와 비슷한 매우 안전한 시술이라고만 했을 뿐 신경 손상이나 영구 마비 가능성은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 환자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법원은 시술 당일 아침 의사가 시술의 방법과 목적을 알리고,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시술이지만 드물게 신경계 손상(1% 이내) 등의 합병증이 따를 수 있다고 설명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남은 장애도 신경계 손상에 들어가므로, 법원은 설명이 빠졌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노동능력상실률은 무엇으로 재나 판시사항 · 판결요지 · 이유 3 가
노동능력상실률은 몸의 장애율만이 아니라 나이 · 교육 · 직업 · 경력 · 숙련 · 장애 정도 · 다른 직종으로 옮겨 갈 가능성을 모두 헤아려 경험칙으로 정하는 수익상실률이고, 감정 결과는 그 보조자료라고 했습니다(91다39320 판결 등 참조).
판결이 적은 그 무렵 실무는 이런 모습입니다. 법원이 감정의에게 맥브라이드 평가표의 어느 항목에 드는지 찾아 달라고 하고, 감정서에 모순이 없으면 결과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 보통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표에 없는 장애에만 다른 기준을 그때그때 쓴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맥브라이드 평가표의 문제로 이런 점들을 들었습니다.
- 1960년대 미국에서 마지막 개정판이 나온 뒤 절판돼, CT · MRI 같은 영상 장비와 새 수술 기법이 퍼진 지금의 환자 상태와 차이가 큽니다.
- 정형외과 밖 분야는 추상적이고 용어 풀이가 없어, 감정의의 주관에 크게 기대는 영역이 넓습니다. 그래서 같은 상태라도 감정의마다 결과가 달라진다고 했습니다.
- 원전을 구하기 어렵고 번역 · 변형본마다 오역이나 수치 변경이 있으며, 297개 직업도 그때 미국의 육체노동에 치우쳐 실제로는 옥내 · 옥외 근로자로만 나눠 쓴다는 지적입니다.
- 게다가 이 표로 장애를 평가하는 나라는 한국 말고는 찾을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은 보건복지부와 함께 만든 국내 기준으로, 2011년 초판의 근골격계 오류를 학회들이 함께 바로잡아 2016년 개정판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또 객관적 징후와 검사 소견에 점수를 매기고 국내 표준직업분류를 바탕으로 한 노동능력상실지수를 적용하며, 누구나 학회 누리집에서 내려받아 볼 수 있다는 점도 판결이 짚은 대목입니다.
그래서 판결은 맥브라이드 평가표가 아닌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을 통일적인 기준으로 삼아 노동능력상실률을 평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행정 편의적인 국가배상법 시행령 별표나 순수 의학적 장애율 기준인 미국의학협회 기준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사건에 맞춘 항목과 기왕증 이유 3 나
- 남은 장애는 척추장애의 요추부 항목(전신장애율 12%)에 들고, 지금 일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맞는 지수를 적용하면 노동능력상실률은 18%입니다.
- 다만 말초신경장애로 보고 16.7%를 낸 감정인 회신은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그 항목은 근전도로 특정 말초신경 이상을 확인한 경우에 맞고, 척추장애 항목에 척추 수술 뒤 족하수가 남은 예가 실려 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 수술이 불가피한 상태였다는 점만으로 기왕의 장애 30%를 매긴 진료기록감정 부분도, 약간의 근력 약화만으로 고정된 장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 다만 입원기록에 근력 약화가 적혀 있어 추간판 탈출증이 장애에 보탠 몫을 50%로 보았고, 그래서 과실로 잃은 몫은 9%가 됩니다.
책임은 80%로 이유 3 나
과실의 정도, 이 수술법에 따르는 위험, 시술 뒤 경과를 지켜본 노력, 특히 의사가 표준 수술을 권했는데도 환자가 마다하고 이 수술법을 고른 점을 모아 피고들이 질 몫을 80%로 정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물론 통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은 이 항소심이 이 사건에서 밝힌 판단입니다. 실제로 판결도 법원 실무가 여전히 맥브라이드 평가표를 원칙으로 쓴다고 적었습니다.
- 피고들의 상고는 대법원에서 모두 기각됐습니다(2020다279975). 이 글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항소부가 밝힌 이유를 옮겨 풀었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처럼 판결은 장애를 재는 표를 바꾸는 데서 멈추지 않고, 같은 표 안에서도 어느 항목에 넣을지를 따로 따졌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시술 당일 신경계 손상 합병증을 1% 이내로 알린 설명이 인정돼, 설명의무는 다한 것으로 본 판결입니다.
또 권유한 표준 수술을 환자가 마다하고 이 수술법을 고른 사정과 기왕증 기여도 50%가 배상 몫을 줄였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시술 직후 근력이 크게 떨어진 기록과, 시술 부위가 발목을 맡는 신경근이라는 점이 과실을 추정하는 근거입니다.
반면 시술 전 약간의 근력 약화만으로는 기왕의 장애를 인정하지 않았고, 그 몫은 기왕증 기여도로만 헤아렸습니다.
손해 산정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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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0. 14. 선고 2018나58457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