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서울민사지방법원
- 선고
- 1993. 2. 5.
- 사건
- 90가합55122 · 민사
- 결론
-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소를 낸 유족은 환자의 아내와 자녀, 아버지, 형제자매 아홉입니다. 상대는 환자가 입원해 있던 병원의 운영 법인입니다.
- 환자는 아랫배에 혹이 만져지고 아파 다른 병원에서 장암 진단을 받은 뒤, 정밀검사를 받으려고 이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 주치의는 대장암으로 보고, 다른 장기로 퍼졌는지 보려면 CT가 필요하다고 설명해 동의를 받았습니다. 입원 동안 검사 때문에 몇 차례 아침을 굶었는데, 그때마다 포도당 주사를 맞았다는 점은 뒤에서 다시 쓰입니다.
- 촬영 날 진단방사선과 인턴은 의무기록을 보고 약물 과민반응, 특이체질, 조영제를 맞은 적, 심장질환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암 부위 통증 말고는 없다는 답을 듣고 나서 알린 것은, 조영제를 맞으면 구토감이 생길 때가 있다는 점입니다.
- 인턴은 이온성 조영제 0.2cc를 먼저 정맥에 넣고 1~2분 지켜봤습니다. 환자가 약간 구토감이 있고 목이 뜨겁다고 해 숨을 크게 쉬게 하자 괜찮아졌다고 해서, 그 뒤 50cc를 넣었습니다.
- 그런데 나머지 50cc를 넣으려 할 때, 환자가 구토와 경련을 일으킨 것입니다. 인턴은 곧바로 심폐소생술팀을 불렀고, 복도 건너편 방에서 온 팀이 소생술을 계속했습니다. 결국 환자는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그날 오후 숨졌습니다.
유족이 먼저 내세운 것은, 부작용을 설명하고 이온성과 비이온성 조영제 가운데 고르게 했어야 한다는 자기결정권 침해 주장입니다. 또 시험 주사 뒤 5분 넘게 지켜봐야 했다는 주장, 전문의 없이 인턴 혼자 주사했다는 주장도 냈습니다.
게다가 지친 환자에게 촬영을 시켰고 방사선과 과장이 지도와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주장까지, 유족은 병원을 사용자로 보고 배상을 구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조영제에 관해 드러난 사실 이유 3
먼저 법원은 증언과 사실조회 결과로 조영제의 성질부터 정리했습니다. 장기로 퍼진 암을 판단하는 데는 CT가 정확한 방법이고, 영상을 또렷하게 하려고 조영제를 씁니다.
- 조영제 부작용은 두드러기나 구토 같은 가벼운 것부터 호흡부전, 심장마비까지 폭이 넓다는 것이 의료계에 두루 알려진 사실이었습니다.
- 특히 환자가 합병증 이야기를 듣고 공포로 흥분하면 부작용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 무거운 부작용은 주사 직후나 1~2분 안에, 가벼운 부작용도 대개 10분 안에 나타납니다. 구토감이나 목이 뜨거운 느낌은 주사 때 흔해, 잠시 기다려 괜찮으면 전량을 넣었습니다.
- 또 미리 조금 넣어 보는 예비검사는 믿기 어렵다는 보고가 잇따랐고, 조영제 쇼크를 미리 빈틈없이 막을 검사법은 없었습니다.
이온성 조영제를 고른 일 이유 3
이온성 조영제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비율이 더 높다는 일본 조사가 있었지만, 뒤의 전국 통계에서 사망률은 차이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국내에는 두 조영제의 부작용 비율에 관한 확립된 통계나 정설이 없던 때입니다.
그래서 법원은 이온성 조영제도 승인된 약으로 국내외 임상에서 널리 쓰인다고 보았습니다. 어느 쪽을 쓸지는 담당 의사의 경험과 견해에 맡겨진 재량이어서, 환자에게 고르게 하지 않고 이온성을 쓴 것은 그 무렵 의료수준으로 보아 상당했다고 했습니다.
설명의 범위 판시사항 · 판결요지 · 이유 3
법원은 조영제 주사에 앞서 의사가 할 설명은 시행 방법과 통상 뒤따를 수 있는 후유증에 그치고, 설명이 오히려 심적 부담을 줘 위험을 키울 수 있으면 그 설명의무는 면제된다고 보았습니다.
암 환자가 조영제 주사에 공포를 느껴 흥분하면 부작용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토 같은 부작용 말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까지 알리지 않았어도 설명의무를 어긴 것으로 볼 수 없었습니다.
촬영 결정과 주사, 그 뒤의 처치 이유 3
몇 차례 아침을 굶었어도 포도당 주사를 맞았으니, 환자를 지친 상태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또 인턴은 의무기록으로 이를 확인한 뒤 문진을 했고, 촬영이 왜 필요한지와 구토 같은 부작용을 알렸습니다.
정맥주사법으로 시험 주사를 한 뒤 본 주사를 했고, 구토와 경련이 나타나자 곧바로 건너편 방의 심폐소생술팀을 불렀습니다. 결국 촬영을 정한 주치의에게도, 주사 전 조치와 주사 방법, 응급 처치를 맡은 인턴에게도 유족이 든 과실은 서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입니다.
과장의 감독 책임도 그래서 생기지 않는다며, 법원은 유족 쪽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과실도 설명의무 위반도 서지 않아서, 유족이 구한 손해를 셈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았습니다.
- 1993년 서울민사지방법원이 낸 1심 판단입니다. 드물지만 무거운 위험을 언제 알려야 하는지는 그 뒤 대법원 판결들이 따로 기준을 다듬어 왔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처럼 판결은 설명을 환자가 시술에 응할지 바르게 정하도록 돕는 것으로 보고, 설명 자체가 위험을 키우는 경우를 따로 떼어 두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법원은 문진과 흔한 부작용 설명, 시험 주사, 곧바로 부른 심폐소생술팀을 차례로 확인했습니다.
두 조영제 가운데 무엇을 쓸지는, 그때 국내 임상에 정설이 없어 의사의 재량으로 남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이 사건에서도 촬영이 왜 필요한지와 구토 같은 부작용은 미리 설명됐습니다. 다만 법원이 면제한 것은 사망 가능성에 관한 설명입니다.
면제의 조건은 설명 자체가 환자의 위험을 키울 수 있는 경우로 좁게 걸려 있었습니다.
설명의무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서울민사지방법원 1993. 2. 5. 선고 90가합55122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