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설명의무

미용 시술의 설명과 재산 손해까지의 배상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미용 시술 뒤 남은 장해를 두고 설명이 충분했는지 다투신다면, 이 판결이 진료기록부의 한 줄 기재를 어떻게 보았는지부터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미용 목적으로 종아리 근육 퇴축술을 받은 뒤, 발바닥 감각을 맡는 신경이 다쳐 장해가 남은 사건의 항소심입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시술 과정의 과실을 들어 낸 주장 셋을 모두 물리쳤습니다. 다만 진료기록부에 한 줄로 남은 설명 기재로는 부작용 설명이 넉넉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제대로 설명을 들었더라면 환자가 시술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라 보아 위자료에 재산 손해까지 더해 배상하게 했습니다. 이때 의사의 책임으로 정한 몫은 80%입니다.

법원
서울고등법원
선고
2011. 8. 30.
사건
2010나82334 · 민사
결론
1심판결을 변경해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이고 피고의 항소는 기각

무엇을 다퉜나

환자는 시술한 의사에게 손해를 물으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1심에서 일부가 인용되자 환자와 의사가 함께 항소했습니다.

이 시술은 종아리 굵기를 줄이려고 비복근으로 가는 신경을 고주파로 끊는 미용 시술입니다. 그런데 시술 뒤 왼쪽 발바닥 바깥쪽으로 이어지는 신경(외측 족저신경)을 이룰 신경 다발 일부가 종아리 부위에서 손상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환자의 주장은 네 갈래였습니다.

  • 시술 전 초음파 같은 검사로 신경 자리를 확인하지 않았다.
  • 시술을 잘못해 차단할 운동신경이 아닌 감각신경을 다치게 했다.
  • 시술 뒤 발바닥 통증을 호소했는데도 처치 없이 두다가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 시술의 내용과 위험, 부작용을 미리 알려 주지 않았다.

반면 의사는 쓴 고주파 기계가 신경을 스스로 찾아가며 시술해 사전 검사가 필요 없고, 신경 손상에 따른 감각이상 · 운동장애 같은 합병증을 설명했다고 맞섰습니다.

법원이 본 것

과정에 대한 세 주장 이유 2 나 1)

먼저 법원은 시술 전에 신경 자리를 정확히 짚어 내는 기술이 있다는 증거부터 없다고 했습니다. 환자에게 물어 가며 하면 운동신경만 골라낼 수도 있겠지만, 시술 부위가 깊어 마취 없이 하는 것은 사실상 할 수 없다는 사정도 들었습니다.

또 이 시술에는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이 마비되는 합병증의 위험이 본래 안겨 있고, 신경이 지나는 자리는 사람마다 달라 다른 신경에 손상이 미칠 여지가 상존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경 손상이라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해서 곧 시술 기술의 잘못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법원은 보았고, 이를 인정할 다른 증거도 없다고 했습니다.

한편 통증을 호소한 뒤 신경전도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다툼이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 사건 증거를 종합해, 손상된 감각신경은 저절로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것 말고는 회복을 돕는 적극적인 처치법이 따로 없었다고 보았습니다.

또 의사가 늦지 않게 전원한 점도 들어, 지금의 장해를 경과관찰을 게을리한 결과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설명이 충분했는지 판결요지 · 이유 2 나 2) 가)

먼저 판결은 2002다48443 판결의 설명의무 법리를 들었습니다. 이어 이 시술에는 종아리 근육 마비, 감각 · 운동신경 마비, 재발, 피부 손상, 감각 저하 같은 부작용이 따르니, 시술 전에 이를 제대로 알려야 할 의무가 의사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환자는 감각신경 손상 위험은 한 번도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반면 의사 쪽 기록으로 남은 것은 진료기록부의 「종아리 상담 재발 및 합병증에 대해 설명」 한 줄입니다.

그래서 법원은 이 한 줄로는 시술의 부작용을 넉넉히 설명했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고, 다른 증거도 없다고 했습니다.

설명을 들었다면 받았을까 판결요지 · 이유 2 나 2) 나)

법원은 설명을 충분히 들었다면 환자가 이 시술을 받지 않았으리라고 보았는데, 든 사정은 이렇습니다.

  • 병을 고치는 시술이 아니라 종아리를 가늘게 하는 미용 목적의 시술이고, 정상 조직인 운동신경을 차단하는 침습적인 방법이다.
  • 운동신경과 엉켜 있는 감각신경은 자리가 불규칙해 미리 알기 어렵고, 마취한 상태에서는 둘을 구별하기 힘들어 감각신경 손상의 위험이 늘 따른다.
  • 감각신경은 혈관과 달리 한번 손상되면 그 아래쪽의 파괴를 막기 어렵다.
  • 끊었던 신경이 다시 자라면 근육이 다시 발달해 시술 목적을 이루지 못하거나 고르지 않게 회복될 수 있고, 피부 손상 같은 부작용도 있어, 미용 면에서도 시술 전보다 나빠질 수 있다.

결국 이런 사정을 모은 법원은, 설명 부족과 지금의 장해를 상당인과관계로 묶었습니다.

위자료와 재산 손해, 책임의 제한 이유 2 나 3) · 4

인과관계가 서는 이상, 의사는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데 대한 위자료에 더해 재산상 손해도 물어야 한다고 했습니다(95다56095 판결 참조).

다만 시술에 이른 경위와 장해의 부위 · 정도를 함께 보았습니다. 또 환자 역시 시술에 따르는 위험을 조금도 떠안을 생각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체질적인 요인이 보탰을 가능성도 아주 배제할 수는 없다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손해를 공평 · 타당하게 분담하게 하는 손해배상의 이념에 비추어, 의사의 책임 비율은 80%로 정했습니다.

재산 손해로는 일할 능력의 일부를 잃어 줄어든 수입과 시술비 등 이미 든 치료비를 인정하고, 여기에 책임 비율을 곱한 뒤 위자료를 더했고, 1심판결도 이에 맞게 바꾸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다만 시술을 택해 시행한 일 자체에는 과실 판단을 내리지 않은 판결입니다. 즉 과정에 관한 세 주장은 모두 배척됐고, 배상은 설명의무 위반에서 나왔습니다.
  • 또 어떤 말로 무엇까지 설명하면 충분한지 문구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기록부의 한 줄 기재로는 충분한 설명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 대법원이 아니라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처럼 한 사건의 같은 신경 손상이 두 갈래로 따로 재어졌습니다. 즉 시술하는 동안의 잘못은 서지 않았고, 시술 전 설명은 배상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설명 쪽에 무게를 더한 것은, 치료가 아닌 미용 시술이라는 점입니다.

의료인이라면

먼저 법원은 신경 자리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증거가 없고 마취 없이 하기 어려운 시술이라는 사정을 들어, 사전 검사를 하지 않은 데 대한 과실 주장을 물리쳤습니다.

반면 법원은 진료기록부의 설명 기재만으로 감각신경 손상을 설명했다고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신경이 다쳤다는 결과 하나로 시술하는 동안의 과실까지 인정되지는 않았고, 배상 여부는 설명이 충분했는지에서 갈렸습니다.

재산 손해까지 배상받으려면, 제대로 설명을 들었다면 시술을 택하지 않았으리라는 연결이 인정돼야 했습니다. 다만 그 연결이 선 이 사건에서도, 의사가 진 책임은 8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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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고등법원 2011. 8. 30. 선고 2010나82334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