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설명의무

미성년 환자에게 하는 설명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아이가 시술을 받는다면 설명을 누구에게 해야 하는지, 그 물음에 대법원이 답을 내놓은 판결입니다. 모야모야병 치료를 앞두고 뇌혈관 조영술을 받은 열한 살 환자에게 뇌경색이 와 편마비가 남은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결정할 능력이 있는 미성년자라면 설명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하면서도, 부모에게 한 설명이 아이에게 전해졌다면 아이에 대한 설명의무까지 다한 것으로 볼 길을 열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23. 3. 9.
사건
2020다218925 · 민사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에게 위자료를 명한 부분을 깨고 다시 심리하게 함 · 원고들의 상고는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원고는 환자인 아이와 어머니이고, 배상을 구한 상대는 조영술을 한 병원입니다.

아이는 모야모야병 치료를 위해 피고 병원에 왔습니다. 이때 어머니는 의료진에게서, 간접 우회로 조성술에 앞서 뇌혈관 조영술 검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아이가 조영술을 받고 병실로 옮겨진 것은 입원한 다음 날 오전입니다. 낮부터 입술을 실룩이는 경련이 간간이 나타났고, 그날 찍은 뇌 MRI에서 왼쪽 중대뇌동맥의 급성 뇌경색이 보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우회로 수술 뒤 퇴원했지만, 오른쪽 편마비와 언어 기능 저하가 장해로 남은 상태입니다.

1심 결과는 원고들의 청구 전부 기각입니다. 원심도 조영술을 고르고 하는 과정과 그 뒤의 조치에 주의의무 위반은 없다고 보았고, 어머니 본인의 설명의무 청구도 기각했습니다.

다만 원심은 의료진이 조영술 과정이나 그 뒤에 생길 수 있는 위험을 아이에게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아 아이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며, 아이에게 위자료를 주라고 했습니다.

결국 원고들과 피고 병원 양쪽이 상고한 사건입니다.

법원이 본 것

주의의무와 어머니의 청구는 원심대로 이유 2

의료진이 조영술을 고르고 하는 동안과 그 뒤에 할 조치를 다했다는 원심의 결론은 대법원에서도 유지됐습니다. 또 어머니 자신의 설명의무 청구를 기각한 대목도 그대로입니다.

설명의무의 바탕 판결요지 [1] · 이유 3 나 1)

설명의무의 일반 법리는 93다60953 · 2021다265010 판결을 들어 다시 적었습니다. 응급이나 그 밖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몸에 위험이 따르는 수술 같은 처치에 앞서, 환자가 응할지 말지를 스스로 고르도록 그때 의료 수준에 비추어 결정에 중요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의무입니다.

미성년 환자도 설명을 받는 사람 판결요지 [2] · 이유 3 나 2) 3) 가)

먼저 대법원은 의료법 제24조의2와 함께,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9조와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16조를 들었습니다. 환자에게 결정할 능력이 없을 때는 법정대리인에게 설명하게 하고, 18세 미만 아동이 연구에 참여할 때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아동의 뜻에 어긋나지 않게 한 조문들입니다.

이 취지대로라면, 미성년자라도 의사결정능력이 있는 한 자기 몸에 위험이 따르는 의료행위에 대해 자기결정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판결은 이를 근거로 의사가 원칙적으로 미성년 환자에게도 설명할 의무를 진다고 밝혔습니다.

부모를 거쳐 전해지는 설명 판결요지 [2] · 이유 3 나 3) 나)

실제로 미성년 환자는 보통 친권자나 법정대리인과 함께 병원에 와서 설명을 듣습니다. 아이는 그 자리에서 같이 듣거나 부모에게서 전해 들으며 의료행위를 받아들이는 일이 많다고 했습니다.

아직 몸과 마음이 다 자라지 않은 아이라면, 언제나 의사가 직접 설명하고 고르게 하기보다 유대가 있는 부모를 거쳐 전하는 편이 아이의 복리에 더 나을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의사가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에게 설명했다면, 그 설명이 부모를 거쳐 아이에게 전달됨으로써 미성년 환자에 대한 설명의무도 이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판결의 중심 법리입니다.

아이에게 직접 설명할 때 판결요지 [2] · 이유 3 나 3) 다) 라)

다만 예외도 두었습니다. 부모에게 설명해도 아이에게 전해지지 않아 아이의 뜻이 빠질 것이 명백한 경우, 아이가 의료행위를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경우처럼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입니다.

그런 경우라면 부모에게 한 설명으로 의무가 끝나지 않고, 의사가 아이에게 직접 설명할 의무를 지게 됩니다. 이때 그 설명은 아이의 나이와 자기 병에 대한 이해 정도에 맞춰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유 3 나 4) · 다 · 4

원심은 의료진이 조영술 전날 어머니에게 조영술을 설명했고, 어머니가 환자의 대리인 또는 보호자로서 시술동의서에 서명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가 어머니에게서 설명을 전해 듣고 조영술을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고, 그 자리에서 함께 들었을 수도 있다고 대법원은 보았습니다. 즉 다른 사정이 드러나지 않는 한, 의료진은 아이에 대한 설명의무까지 이행했다고 볼 수 있으리라는 것입니다.

자기결정권 침해를 따지려면, 원심은 먼저 아이가 의료행위의 뜻을 알고 스스로 고를 능력을 갖췄는지 살펴야 한다고 했습니다. 능력이 인정된다면, 어머니가 설명을 들었더라도 아이에게 따로 설명해야 할 사정이 있었는지가 다음 물음입니다.

그런데 원심은 이 두 물음을 거치지 않고, 아이에게 직접 설명한 사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침해를 인정했습니다. 이 부분은 미성년 환자의 설명의무 법리를 잘못 읽고 해야 할 심리를 빠뜨린 것이라는 게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그래서 병원의 나머지 상고이유에는 들어가지 않고 위자료를 명한 부분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으며, 환자와 어머니의 상고는 전부 기각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아이가 결정할 능력을 갖췄는지, 따로 설명을 들어야 할 사정이 있었는지에 대한 답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원심이 환송받아 심리할 몫입니다.
  • 몇 살부터 직접 설명해야 하는지 나이의 선을 긋지 않았습니다. 직접 설명하게 될 때 그 설명을 나이와 병에 대한 이해 정도에 맞추라고 했을 뿐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미성년 환자에 대한 설명은 부모를 거쳐 전해지는 길이 기본으로, 아이에게 직접 하는 설명은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의 길로 그어졌습니다.

의료인이라면

대법원은 어머니가 설명을 듣고 대리인 또는 보호자로서 동의서에 서명한 사실에서, 아이에게도 설명이 전해졌을 가능성을 높게 보았습니다.

아이가 시술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나이와 이해 정도에 맞춘 직접 설명이 따로 요구되는 경우로 꼽혔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아이가 의사에게서 직접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점 하나로는 아이의 자기결정권 침해가 서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아이의 뜻이 빠질 것이 명백한 경우와 아이가 적극적으로 거부한 경우를 직접 설명이 필요한 예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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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23. 3. 9. 선고 2020다218925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