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시효

신생아 처치의 재량과 고소한 날의 「안 날」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이 판결에서 먼저 보실 대목은, 태변이 착색된 채 태어난 신생아에게 곧바로 기관 삽관을 하지 않은 소아과 의사에게 과실을 인정한 원심을 대법원이 깼다는 점입니다. 증상이 가볍거나 중간 정도라면 그 처치를 고르는 것은 그때 의료수준에서 의사의 재량이었다는 것입니다. 또 같은 판결은 시효의 「안 날」을 인과관계와 과실까지 안 때로 보고, 의사를 고소한 사정만으로 그때 알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94. 4. 26.
사건
93다59304 · 민사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들(병원을 운영한 의료법인 · 소아과 의사)에게 불리한 부분을 깨고 다시 심리하게 함

무엇을 다퉜나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가 뒤에 뇌성마비로 진단되자, 아이와 부모가 병원을 운영한 의료법인과 아이를 맡았던 소아과 의사를 상대로 낸 배상 소송입니다. 원심이 본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아이는 임신 42주가 지나 태어난 과숙아였는데, 산부인과 의사에게서 보통의 건강한 신생아로 판정받고 소아과 의사에게 넘겨진 것입니다.
  • 이때 소아과 의사는 아이 몸에 태변이 착색돼 있다는 간호사 보고를 받았습니다. 기관에 관을 넣어 태변을 빨아내지는 않았고, 머리를 낮추고 옆으로 돌려 이물질이 저절로 나오게 하는 자세배액과 항생제 투약을 지시했습니다. 다음 이틀 동안 한 것도 같은 처치입니다.
  • 원심은 태변이 착색된 과숙아는 기도에 태변을 들이마셨을 가능성이 의학통계상 60% 정도이고, 태변 흡입은 기도를 막거나 폐 전체에 염증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고 보았습니다.
  • 그 뒤 아이가 온몸이 파래지고 숨이 멈춘 채 간호사에게 발견된 것은 태어나고 사흘 뒤 아침입니다. 소아과 의사가 인공호흡관을 넣고 기관지 안 태변 등을 빼내자 30분쯤 뒤 스스로 숨을 쉬었습니다.
  • 아이는 다른 증세 없이 퇴원했지만 제대로 자라지 못했고, 이듬해 재활의학과에서 받은 진단이 뇌성마비입니다.
  • 원심은 심한 질식이 15분 넘게 이어지면 뇌성마비 빈도가 9% 정도이고 20분을 넘으면 57%로 오른다는 통계, 그리고 그 호흡중단 말고는 뇌성마비의 다른 원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뇌성마비는 그 호흡중단에서 왔고, 호흡중단은 의사가 태변을 빨아내지 않은 과실로 생긴 태변흡입 폐렴 때문이라고 보아 의사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한편 피고들이 내세운 것은 시효입니다. 어머니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그 의사를 고소했으니 적어도 그때 손해와 배상할 상대를 알았고, 소는 그로부터 3년이 지나 냈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 고소는 과실이나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됐습니다. 원심은 이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피고들의 상고이유는 세 갈래입니다.

  • 곧바로 기관 삽관으로 태변을 빨아낼 의무가 소아과 의사에게 있었다고 본 것이 옳은가.
  • 호흡중단을 뇌성마비의 원인으로 본 것이 맞는가.
  • 고소한 때를 시효가 시작하는 「안 날」로 보지 않은 것이 옳은가.

법원이 본 것

과실을 재는 잣대 판결요지 가 · 이유 1 나

먼저 판결은 의사를 의료와 보건지도로 국민보건의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의료인으로 보았습니다(의료법 제2조 제2항).

따라서 진찰과 치료를 할 때에는 생명 · 신체 · 건강을 맡는 일의 성질에 맞게, 환자 각자의 증상과 사정에 맞춰 위험을 피할 최선의 처치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그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한 때에 임상의학 분야, 곧 의료기관들에서 실제로 행해지던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의사가 그 무렵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최선을 다했다고 인정되면, 주의의무를 어긴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 태변 흡입의 정도와 처치 판결요지 가 · 이유 1 라 · 마

대법원은 원심도 채택한 증거를 다시 보았는데, 그 무렵 국내 의료기관의 의료행위 수준에서 신생아가 태변을 들이마셨을 때의 처치는 그 정도에 따라 달랐습니다.

  • 가벼운 경우라면 상태를 보아 가며 보통의 건강한 신생아와 같은 기본 처치를 했습니다.
  • 중간 정도면 산소 공급, 항생제 투여, 흉부 엑스선 촬영, 동맥혈가스검사 등을 하는 단계입니다.
  • 숨쉬기가 몹시 힘든 중한 경우에 비로소 인공호흡과 함께 기관 삽관으로 태변을 빨아냈습니다.

이 아이는 혈액검사에서 백혈구가 정상보다 많아 폐렴이나 패혈증 가능성이 있었던 점 말고는 호흡 · 심장박동 · 체온 등이 정상아와 같았습니다. 따라서 그 증거로는 가볍거나 중간 정도의 증상에 해당한다는 판단입니다.

이럴 때 항생제로 패혈증이 나빠지는 것을 막으며 상태를 지켜보면 되고, 곧바로 흉부 엑스선 촬영이나 기관 삽관을 하는 것은 자칫 과잉진료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치료 방법을 고를지는 의사의 진료상 재량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증상의 정도와 관계없이 곧바로 기관 삽관으로 태변을 빨아낼 의무가 그 무렵 소아과 의사에게 있었다고 볼 증거는 기록에서 찾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원심은 그 의무를 전제로 과실을 인정했는데, 대법원은 여기에 심리를 다하지 않았거나 증거 판단의 법칙을 어긴 잘못, 아니면 진료상 과실의 법리를 잘못 이해한 잘못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호흡중단과 뇌성마비 이유 2

반면 그 호흡중단이 뇌성마비의 원인이 됐다는 원심의 인정은 증거관계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했으므로, 이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시효가 시작하는 「안 날」 판결요지 나 · 이유 3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짧은 시효는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라 「안 날」부터 셉니다.

이때 판결은 그날을, 손해가 상대의 불법행위로 생긴 것임을 안 때로 보았습니다. 행위와 손해가 인과관계로 이어지고, 그 행위가 위법하며 과실이 있다는 것까지 안 때라는 뜻입니다.

고소했다는 사정과 「안 날」 판결요지 다 · 이유 3

특히 의료사고에서는 의료인이 아닌 보통 사람이 의사에게 과실이 있는지, 그 과실과 손해가 이어지는지를 쉽게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의 고소는 의사의 진료와 아이의 뇌성마비가 이어지는지, 의사에게 과실이 있는지를 수사로 가려 달라는 요청에 그친다고 보았습니다. 고소했다는 점 하나로는 그때 인과관계와 과실을 알았다고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효 항변을 물리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는 결론입니다.

돌려보내며 덧붙인 것 이유 4

끝으로 원고들은 1심과 원심에서, 의사가 출생 다음 날인 토요일과 그다음 일요일에 회진하지 않아 상태가 나빠진 것을 알지 못했고, 항생제를 바꾸는 등 알맞은 처치를 하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대법원은 이 주장도 원심이 심리하도록 했습니다. 그때 의사의 진료 시기, 전공 분야, 의사가 처해 있던 사회적 · 지리적 여건과 환경, 그 병원의 의료기관으로서의 성격 같은 사정을 모두 고려해, 과실이 있는지를 다시 판단하라는 것입니다.

결국 피고들에게 불리한 원심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을 서울고등법원이 다시 판단하게 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회진을 하지 않았다는 원고들 주장이 과실로 이어지는지는 대법원이 답하지 않고 원심 심리에 맡겼습니다.
  • 태변 흡입이 중한 신생아를 다룬 사건은 아닙니다. 판결은 이 아이를 가볍거나 중간 정도로 본 기록 위에서 판단했습니다.
  • 실제로 어느 날이 「안 날」이었는지는 따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즉 고소한 때로 볼 수 없다는 데까지가 이 판결의 판단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정리하면, 진료는 그 무렵 임상의 수준과 아이의 증상 정도로, 시효는 일반인이 무엇을 알 수 있었는지로 가렸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증상이 가볍거나 중간 정도인 신생아에게 곧바로 삽관 흡인을 하지 않은 판단은 그때 의료수준에서 진료 재량으로 읽혔습니다. 또 판결은 그런 처치가 자칫 과잉진료가 될 수 있다는 기록도 들었습니다.

다시 판단할 때는 진료한 시기, 의사의 전공 분야, 병원의 성격 같은 사정까지 고려하도록 한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태변이 착색된 채 태어났고 뒤에 뇌성마비가 생겼다는 결과가 곧바로 의사의 과실을 뜻하지는 않았습니다.

의사를 고소한 날이 그대로 시효를 세는 「안 날」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판결은 의료를 모르는 사람이 과실과 그 연결을 알아채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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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다59304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