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추정 · 증명

직장암 수술 중 출혈의 과실 추정과 아들에게만 한 설명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출혈이라는 결과와 낮은 평균 출혈률만으로는 과실이 추정되지 않고, 설명은 판단할 수 있는 환자 본인에게 해야 한다는 점을 짚어 두겠습니다. 직장암 수술(저위전방절제술) 도중 과다출혈이 생겨 환자가 숨졌는데, 대법원은 수술 부위의 유착 정도를 따지지 않고 평균 출혈 발생률이 낮다는 점 등만으로 출혈을 의사의 술기상 과실로 단정한 원심을 깼습니다. 판단능력 있는 성인 환자 본인이 아니라 아들에게 설명한 것만으로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본 대목도, 환자에게 그 설명이 전해졌는지 심리하지 않았다며 함께 깬 판결입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5. 10. 29.
사건
2015다13843 · 민사
결론
원심판결을 깨고 다시 심리하게 함

무엇을 다퉜나

숨진 환자의 아들 등 가족이 병원 쪽과 집도의의 책임을 다툰 사건으로, 원심은 진료기록감정 결과 등에 기대어 이렇게 인정했습니다.

  • 저위전방절제술의 합병증으로 장폐색(약 8.1%), 문합부 누출 · 협착(0.5~1%), 상처 감염(4%), 복강 내 농양(0.8%), 출혈(0.6%), 절개부 탈장(4.7~8.9%) 등이 알려져 있어, 수술 뒤 출혈은 매우 드물다고 보았습니다.
  • 이 수술을 하는 의사는 수술 전 검사로 환자의 전신 상태를 파악하고, 림프절 박리와 혈관 결찰 때 출혈을 줄이는 방법으로 수술해야 하며, 과다출혈이 이어지면 결찰로 지혈하고 결찰할 수 없는 뼈 쪽 출혈은 눌러서 지혈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원심은 이를 바탕으로 집도의가 주변 조직이나 혈관을 다치게 해 출혈을 일으키고 혈관 결찰도 완전히 하지 못한 술기상 과실로 환자가 과다출혈에 이르렀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의사 쪽이 다른 원인을 증명하지 못했다며 사망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반면 설명에 대해서는, 집도의가 수술 전 환자의 아들이자 보호자에게 상태 · 수술 내용 · 후유증을 설명했으니 설명의무를 다했다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의사 쪽은 과실 판단을, 가족 쪽은 설명 판단을 다퉈 양쪽이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간접사실로 하는 추정의 한계 판시사항 [1] · 이유 1 가

판결은 앞선 판결들이 세운 추정의 한계를 그대로 들었습니다(2005다5867 · 2012다41069 참조). 과실 말고는 다른 원인을 찾기 어려운 사정들이 간접사실로 증명되면, 과실을 미루어 보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과실로 결과가 났다고 볼 근거가 모자란 사정을 엮어 결과에서 과실을 끌어내고, 그 바람에 의사가 무과실을 증명해야 하는 처지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 평균 출혈률과 유착 이유 1 다 1)

원심의 감정 결과에는 합병증 가운데 출혈(0.6%)도 들어 있었고, 유착이 심한 경우에는 아무리 세심하게 주의해도 주위 조직의 손상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또 1심 감정 결과도 복부 장기 수술에는 출혈 · 감염 · 장유착 · 문합부 유출 · 재수술 · 예측하지 못한 심장정지가 모두 있을 수 있고, 그 모든 경우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출혈을 복부 장기 수술의 일반적인 합병증 가운데 하나로 보았습니다. 평균이 0.6%라도 유착이 심하면 출혈 가능성은 그보다 높다는 것입니다.

이를 들어 환자의 수술 부위 유착 정도와 박리 때의 출혈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심리하지 않은 채, 그 수술 전체의 평균 출혈 발생률이 0.6%라는 점만으로 출혈이 매우 드물다거나 의사의 과실로 생겼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 골반 깊숙한 곳의 지혈 이유 1 다 2) 3)

기록에 따르면 환자는 장막과 직장 주변으로 암이 퍼져 있었습니다. 직장간막을 박리하던 중 천골 앞 침윤 부분에서 출혈이 생겨 개복수술로 바꿔 지혈하던 중 심정지가 와 수술을 멈춘 것입니다.

감정 결과로는 출혈 부위가 뚜렷하지 않고 결찰할 수 없는 뼈 쪽 출혈은 눌러서 지혈을 유도할 수 있으나 모두 지혈되는 것은 아니며, 이 사건처럼 골반 깊숙한 곳의 출혈은 지혈이 매우 어렵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지혈을 시도했지만 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지혈 과정의 과실을 단정할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원심이 든 다른 사정은 수술의 내용과 의료진이 다해야 할 주의의무를 설명하는 데 그친다는 판단입니다. 결국 원심이 든 사정들은 과실을 추정할 만큼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것이라며, 의사 쪽 상고를 받아들였습니다.

성인 환자에게 해야 할 설명 판시사항 [2] · 이유 2

판결은 환자가 성인으로서 판단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상, 친족의 승낙으로 환자의 승낙을 갈음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환자가 직접 설명을 듣고 수술에 동의할 수 없었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자 본인이 아니라 아들에게 상태 · 수술 내용 · 후유증을 설명했다는 것만으로는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원심은 환자가 아들을 통해 그 설명을 전달받아 알았는지를 심리하지 않은 채 설명의무를 이행했다고 단정했다며, 가족 쪽 상고도 받아들였습니다. 이렇게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돌려보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집도의의 과실 여부는 결론이 나지 않았으므로, 유착 정도와 박리 때 출혈 가능성은 환송 뒤 원심이 살핍니다.
  • 설명의무를 어겼다고도 정하지 않았습니다. 환자가 아들을 통해 설명을 전달받아 알았는지를 심리하게 한 것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정리하면 양쪽 상고가 다 받아들여진 판결입니다. 과실 추정은 이 환자의 유착과 출혈 부위라는 구체적 사정으로, 설명은 들은 사람이 환자 본인이었는지로 다시 보게 됐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원심 감정 결과에는 유착이 심하면 아무리 주의해도 주위 조직 손상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대목과, 골반 깊숙한 곳의 출혈은 지혈이 매우 어렵다는 대목이 있었고 대법원은 이를 짚었습니다.

설명은 판단능력 있는 성인이면 본인에게 하는 것이 원칙으로 다시 확인됐는데, 보호자에게 한 설명은 본인에게 전해졌는지가 함께 물어졌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수술 중 출혈로 숨졌다는 결과와 그 수술의 평균 출혈률이 낮다는 통계만으로는 과실이 추정되지 않았습니다.

환자가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없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족이 설명을 들었어도 판단할 수 있는 환자 본인에게 그 내용이 전해졌는지가 물어진 것입니다.

이 판결을 다룬 글

추정 · 증명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다13843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