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시효

손해배상 시효의 출발, 아기 때 뇌 손상 장애가 뒤늦게 드러났다면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어릴 때 다쳐 장애가 뒤늦게 드러났다면, 시효는 사고 날이 아니라 그 손해가 실제로 나타났음을 안 날부터 셀 수 있다는 점을 이 판결이 보여 줍니다. 생후 15개월에 교통사고로 뇌를 다친 아이는 한동안 발달이 조금 늦은 등의 증세를 보였고, 언어장애 진단은 만 6세에, 치매와 인지장애 진단은 소송 중 감정에서야 나왔습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사고 날 손해를 알았다고 보아 시효가 끝났다고 한 원심을 깨고, 원심법원에 돌려보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9. 7. 25.
사건
2016다1687 · 민사
결론
원심판결 파기환송

무엇을 다퉜나

아이는 2006년 3월 무렵 만 15개월에 사고를 당했고, 대법원이 기록으로 짚은 흐름을 날짜 순으로 옮겨 봅니다.

  • 두 달쯤 뒤의 진단서에는 편마비와 뇌손상, 머리 안 여러 곳의 출혈이 적혔고, 앞으로 신경발달 치료와 함께 합병증 · 간질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붙었습니다.
  • 사고 직후에는 발달이 조금 늦은 등의 증상을 보였지만, 치료를 받으며 나아지기도 했습니다.
  • 그러다 2007년 4월 무렵 경련이, 2008년 1월 무렵 전신경련이 온 뒤로 발달이 눈에 띄게 뒤로 물러납니다.
  • 만 6세인 2011년 11월의 진단서에 언어장애와 실어증, 간질이 적히며 처음으로 의학적 장애진단이 나왔습니다.
  • 소송이 시작된 뒤 1심 신체감정에서 나온 것이 치매와 주요 인지장애 진단입니다.

이에 아이 쪽은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라 보험회사인 피고에게 직접 배상을 청구했는데, 원심은 2006년 3월 사고 무렵 이미 손해와 그 상대를 알았으니 3년이 넘은 2012년 3월의 청구는 시효가 끝난 뒤라고 보았습니다.

법원이 본 것

막연한 인식과 「안 날」 판결요지 [1] · 이유 1 가

먼저 배상청구권의 시효는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그 상대를 안 날에 출발합니다.

다만 손해가 뒤늦게 현실이 되는 사건이라면 잠재한 손해를 관념으로만 짐작한 것으로는 모자라고, 그 손해가 현실화된 것을 안 날을 시효의 출발로 삼는다고 했습니다. 참조로 든 것은 92다29924 판결과 2000다11836 판결 등입니다.

최종 진단 전에 알았다고 보는 데는 신중하게 판결요지 [1] · 이유 1 가

신체를 다친 뒤 치료가 오래 이어지는 동안 증상이 드러나 손해가 현실화된 사건이라면, 담당의사의 최종 진단이나 법원 감정 결과가 나오기 전에 피해자가 손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하는 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판결요지 [1]은 밝힙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특수한 사정 등이 있으면 더욱 그렇다고 했습니다.

  • 다친 때가 한창 자라는 나이였을 때.
  • 처음 다친 곳이 뇌나 성장판처럼 자라면서 나아질 가능성이 매우 큰 부위일 때. 다만 처음 손상의 정도나 부위로 보아 나아질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있으면 여기서 빠집니다.
  • 치매나 인지장애처럼 일정한 나이가 된 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정확히 진단할 수 있을 때.

이 아이에게 대 보면 판결요지 [2] · 이유 1 다

사고 직후에는 발달이 조금 늦은 등의 증상뿐이었고, 뒤의 언어장애나 치매 · 인지장애와 바로 이어지는 증상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증상은 치료로 나아지기도 하고 경련으로 나빠지기도 하다가 점점 분명해진 것입니다.

대법원은 이 경과와 사고 때의 나이, 처음 손상의 부위와 정도, 최종 진단 경위와 병명을 함께 보았고, 사고 직후에 그 장애의 손해가 이미 현실이 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렀습니다.

또 아이나 법정대리인도 그 무렵에는 상태가 나빠지면 어떤 장애가 생길 수도 있겠다고 막연히 짐작할 수 있었을 뿐, 장애가 생길지조차 확실히 알 수 없었다고 볼 여지가 넉넉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덧붙임입니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특수한 사정을 깊이 살피지 않고 사고 직후 손해를 알았다고 단정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시효가 출발하는 날에 대한 법리를 그르쳐 필요한 심리를 빠뜨렸다며, 원심판결을 깨 돌려보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이 아이의 시효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배상액이 얼마인지는 이 판결이 숫자도 날짜도 내놓지 않은 부분입니다.
  • 대법원은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했습니다.
  • 또 교통사고 사건이라서, 의료사고에서 나온 판단은 아닙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처럼 치료가 길게 이어진 사건에서 「손해를 안 날」은 사고 날이나 첫 진단서 날짜로 바로 정해지지 않았고, 증상이 드러난 경과와 최종 진단이 함께 놓였습니다.

의료인이라면

반면 처음 손상의 정도나 부위로 보아 나아질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는 경우는 뇌 · 성장판 사정의 예외로 판결요지에 적혀 있습니다.

그러니 시효를 다툴 때는 사고 날짜 하나가 아니라 증상이 언제 어떻게 드러났는지의 경과가 함께 심리됩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아이가 어릴 때 다쳐 장애가 뒤늦게 드러났다면, 막연히 걱정한 때가 아니라 그 손해가 실제로 나타났음을 안 날에서 시효가 출발합니다.

진단서와 감정의 날짜, 증상이 바뀐 차례를 모아 두는 것이 그 경과를 보이는 바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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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6다1687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