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시효

두 번째 신체감정에서 훨씬 무거운 후유증이 드러난 피해자, 대법원은 그 몫은 새 손해라고 보면서도 첫 감정에 이미 나온 손해의 시효는 다시 심리하라며 원심을 깼다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후유증이 감정마다 다르게 드러났다면, 시효의 출발점도 항목마다 따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이 판결의 요지입니다. 전소의 첫 신체감정은 머리뼈 성형수술과 항경련제를 말했는데, 열 달쯤 뒤 둘째 감정은 훨씬 무거운 후유증을 드러냈습니다. 대법원은 둘째 감정의 몫은 그때 안 손해로 보면서, 첫 감정에 나온 몫의 시효는 원심이 다시 살피게 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86. 12. 23.
사건
86다카536 · 민사
결론
파기환송(피고 상고 받아들임)

무엇을 다퉜나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크게 다쳐 피고를 상대로 먼저 소송을 냈는데, 두 차례 신체감정을 받은 것도 그 전소에서입니다.

  • 1982년 1월의 1차 감정은 두개골 성형수술과 약 6개월 물리치료, 그 뒤 약 2년간 항경련제 복용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 반면 같은 해 11월의 2차 감정에서 후유증의 정도가 1차 감정으로는 도저히 예견할 수 없을 만큼 무겁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 또 전소에서 원고는 개호비를 일정 나이까지 먼저 청구하고, 그 뒤에도 개호인이 필요하면 나머지 개호비는 추후에 청구하겠다는 뜻을 밝혀 둔 상태입니다.

원고는 1985년 2월 향후치료비와 여명이 다할 때까지의 개호비를 구해 이 소송을 냈습니다. 피고의 항변은, 손해를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나 시효로 소멸했고 전소 판결의 기판력에도 걸린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원심은 피고의 두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고의 여명도 일반 건강인과 같다고 보았습니다. 그러자 이 판결에 피고가 불복해 대법원에 왔습니다.

법원이 본 것

1차 감정에 이미 나온 손해 이유 1 앞

원심은 피고가 시효 기산일로 1981년 9월의 진단일 하나만 주장한다고 보고, 원고는 2차 감정에서야 손해를 알았다며 항변을 다 물리쳤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이 보기에 피고의 준비서면은 1차 감정서를 전소에 낸 1982년 1월도 기산일로 내세운 것으로 볼 여지가 있었습니다. 두개골 성형수술비와 1차 감정이 말한 기간의 항경련제 비용은 특단의 사정이 없으면 그 무렵 원고가 이미 안 손해라는 것입니다.

그 날부터 이 소송까지 3년이 지났으니, 이 대목을 따져 보지 않은 원심은 시효 기산점을 잘못 보았거나 심리가 모자랐다는 결론이었습니다.

2차 감정이 드러낸 새 손해 판결요지 가 · 이유 1 뒤

대법원은 1차 신체감정으로 후유증이 일단 밝혀지고 상당한 기간이 흐른 뒤 2차 감정에서 그 정도가 1차 감정만으로는 도저히 예견할 수 없을 만큼 무겁다고 다시 밝혀졌다면, 추가로 드러난 후유 정도에 따른 손해는 그때 비로소 안 새로운 손해라고 했습니다.

이 사건 2차 감정의 후유증이 바로 1차 감정만으로는 예견할 수 없을 만큼 현저히 무거운 경우입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그 몫에 관한 한 1982년 11월 2차 감정 때 손해를 알았다고 본 원심 판단이 결론에서 정당하다고 했습니다.

일부청구와 기판력 판결요지 나 · 이유 2

대법원은 일부청구라는 표시에 전체 손해액까지 적을 필요가 없다는 법리를 폈습니다. 남은 몫과 갈라 심리 대상을 알아볼 정도로 적고, 전체 가운데 일부를 먼저 구한다는 점이 드러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전소에서 원고는 일정 나이까지의 개호비를 먼저 구하고, 개호가 더 필요하면 나머지는 그 뒤에 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전소 판결의 기판력이 여명까지의 개호비를 구하는 이 소송에 미치지 않는다고 본 원심 판단을 대법원은 정당하다고 했습니다.

노동능력 전부 상실과 여명 판결요지 다 · 이유 3

노동능력을 완전히 잃었다는 것만으로 평균여명이 반드시 줄어든다고 볼 근거는 되지 못한다는 것이 여명 대목에서 대법원이 낸 결론입니다. 후유증이 여명에 미칠 영향은 그 내용에 따라 의학적 견지에서 하나하나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원고의 몸을 직접 감정한 신경외과 전문의의 의견대로 여명에 영향이 없다고 본 원심도 그대로 섰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원고가 어떤 사고로 다쳤는지와 피고의 책임 자체는 이 상고심에서 다뤄지지 않았고, 의료사고의 과실을 판단한 판결도 아닙니다.
  • 대법원은 원심을 깨면서 1차 감정에 나온 손해가 시효로 소멸했는지를 스스로 정하지 않고 그 심리를 원심에 맡겼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같은 사고에서 나온 손해라도 신체감정이 언제 무엇을 밝혔느냐에 따라, 손해를 안 날이 항목마다 1982년 1월과 11월로 나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피해자의 여명을 정할 때 몸을 직접 감정한 신경외과 전문의의 의학적 판단을 따른 원심 쪽에 섰습니다.

판결은 노동능력 100% 상실이라는 숫자만으로 평균여명 단축을 이끌어 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이 판결에서 2차 감정이 예견할 수 없을 만큼 무거운 후유증을 밝혔을 때, 그 몫의 손해를 안 날은 2차 감정 때로 정리됐습니다.

대법원은 전소에서 일정 나이까지의 개호비를 먼저 구한다고 밝혀 둔 것을 일부청구의 표시로 인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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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1986. 12. 23. 선고 86다카536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