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1998. 5. 12.
- 사건
- 97다54222 · 민사
- 결론
- 상고기각(원고 회사 상고 · 회사 패)
무엇을 다퉜나
원고 회사가 든 보험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드는 요양비 · 치료비를 부담하면 그 금액을 보험금으로 받기로 하는 근로자재해보장책임보험입니다.
그 뒤 회사 직원이 업무상 재해를 입었습니다. 원심이 인용한 1심은 회사가 직원의 치료가 끝나 치료비를 부담하게 된 1994년 3월 무렵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았다고 보았습니다.
회사가 보험회사를 상대로 소를 낸 것은 1996년 3월 말입니다. 그래서 1심도 원심도 그 무렵엔 보험금청구권이 이미 시효로 소멸해 버렸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시효가 치료비를 실제로 낸 1996년 1월 무렵이나 소를 낸 때부터 진행하고, 시효 기간도 3년이라고 맞섰고, 치료비를 낸 것이 보험회사를 위한 사무관리라는 주장도 폈습니다. 사무관리는 의무 없이 남의 일을 처리해 주는 것을 말합니다.
법원이 본 것
시효는 언제부터 진행하나 판결요지 [1] · 이유 제1, 2점
그때 상법 제662조는 보험금 청구권의 시효를 2년으로만 적었고, 셈을 시작하는 날은 비워 두었습니다. 그래서 이 빈자리를 메울 잣대로 대법원이 꺼낸 것은, 권리를 쓸 수 있게 된 때부터 시효가 흐른다는 민법 제166조 제1항입니다.
대법원은 보험금청구권은 보험사고가 생기기 전에는 추상적인 권리일 뿐이고 사고가 나야 구체적인 권리가 되므로, 그 소멸시효는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부터 진행한다고 풀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풀이대로, 시효 기산점과 기간을 두고 낸 회사 주장을 물리친 원심이 옳게 판단했다고 보았습니다.
치료비를 낸 것은 누구의 일인가 판결요지 [2] · 이유 제3점
회사가 직원의 업무상 부상 치료비를 내는 것은 근로기준법이 회사에 지운 채무를 갚는 일이라고 대법원은 짚었습니다. 제 사무를 처리한 것이지, 보험회사라는 남의 사무를 처리한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사무관리에 관한 민법 제734조 · 제739조를 끌어올 자리가 없다며, 같은 결론을 낸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이 판결은 회사와 보험회사 사이의 보험금 시효와 사무관리를 다뤘을 뿐, 의료 과실을 판단한 판결은 아닙니다.
- 또 직원이 입은 재해의 경위와 치료 내용은 판결 이유 어디에도 실려 있지 않습니다.
- 다만 판결이 다룬 그때 상법은 보험금청구권의 시효를 2년으로 정했고, 지금 상법 제662조가 정한 시효는 3년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에서 시효를 셈하기 시작한 때는 돈을 실제로 낸 날이 아니라 보험사고가 난 때였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그 기준을, 보험금청구권이 언제 구체적인 권리가 되는지에서 끌어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사용자가 업무상 다친 근로자의 치료비를 내는 것을, 근로기준법에 따른 사용자 자신의 채무 이행으로 보았습니다.
판결은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부터 진행한다는 기존 판례를 이 보험에도 그대로 대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판결은 치료비를 실제로 낸 때나 소를 낸 때를 시효의 첫날로 삼자는 회사 주장을, 원심처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판결에서 소송을 벌인 쪽은 회사와 보험회사이고, 다친 직원은 당사자가 아닙니다.
시효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1998. 5. 12. 선고 97다54222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